'민주당 행사' 참석했다가 감찰받는 국방대 교수... A교수 "학교가 정치적 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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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국방대 교수가 학교의 승인 없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행사에 참석해 내부 감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그는 "과거에는 고위 보직 교수들도 관례적으로 여야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 주최 행사에 참여해왔고 최근까지도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을 지낸 임기훈 중장이 국방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탄압했고, 이번 일을 핑계 삼아 감찰까지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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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교수 "정치 중립 위반 아냐"
"대외 활동은 신고제… 학교 측 탄압"
현직 국방대 교수가 학교의 승인 없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행사에 참석해 내부 감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찰 대상인 A교수는 "대외활동은 신고제"라며 오히려 정치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 측이 자신을 핍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15일 국방부와 A교수에 따르면, 국방대 A교수는 최근 두 차례 민주당 의원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여했다. 토론회는 이 전 대표의 대선을 지원하는 예비역 단체들이 주관했다.
A교수는 이달 열린 토론회에 참가 신고를 3개월 전인 지난 1월에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행사가 다가오자 참석을 불허했다. 당초 '국회 입법조사처' 행사라고 신고했지만 실제론 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하는 행사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교수는 "신고 당시엔 구체적인 세미나 정보가 없어서 '국회 행사'라고만 기입했던 것"이라며 "학교에서 문제를 제기하니 행사 당일 휴가를 내고 국방대 교수 직함도 쓰지 않은 채 사적 신분으로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행사 역시 관련 자료 제출 미비 등의 이유로 학교 측은 대외활동 신고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입장이 갈리는 지점은 '학교의 승인 없이' 대외활동을 한 것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국방대는 학교의 승인을 받은 대외활동만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A교수는 "대외 활동은 10일 이내에 사후 승인도 가능한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도 쟁점이다. A교수는 대외활동 외에 최근 발간된 이 전 대표의 외교안보 정책 소개 도서에도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책 소개에는 "바닥까지 떨어진 외교·안보 분야에서 이재명의 실용주의 외교정책으로 안정과 평화를 되찾은 대한민국은 다시 세계가 동경하는 국격과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 전 대표에 우호적인 내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국방대 교수가 정치적으로 치우친 저술·대외활동을 하는 것이 문제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검찰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공약 수립을 지원한 혐의로 김윤태 전 국방연구원장, 김정섭 전 세종연구소 부소장과 함께 국방대 교수 B씨를 국가공무원법·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하지만 A교수는 "교수의 저술·대외활동에는 한계가 없다"며 "특정 후보에 대한 공약 수립을 지원한 것과는 다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법을 따져 보면 국방대 교수는 국립대 교수와 마찬가지로 정치 참여에 법적 제한이 없다. 국가공무원법 65조는 공무원의 정당 가입과 특정인을 지지·반대하기 위한 투표 권유 등을 금지하고 있지만, 정당법 22조는 국립대 교수 등을 예외로 두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A교수가 감찰 장교와 행정 직원에게 "그쪽 편에 서면 불리하다. 무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폭언을 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A교수는 "학교 측의 부당한 대외활동 불허 지시를 따르라고 강요했다가 나중에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일 뿐 폭언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그는 "과거에는 고위 보직 교수들도 관례적으로 여야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 주최 행사에 참여해왔고 최근까지도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을 지낸 임기훈 중장이 국방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탄압했고, 이번 일을 핑계 삼아 감찰까지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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