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마스터스' 가는 마지막 열차 탔다 … 우승 향해 달리는 10인
175명 참가해 10명 본선 티켓
문성민, 아마추어로 유일 통과
'5언더' 배대웅 베스트 스코어
'KPGA 우승경력' 박성국 눈길
◆ GS칼텍스 매경오픈 ◆
차가운 바람도, 따가운 햇살도 '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에 나서기 위한 골퍼들의 뜨거운 열정을 막지 못했다. 17.5대1의 치열한 예선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10명은 이제 대회 첫 예선전 출신 챔피언을 향해 의지를 굳게 다졌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예선전이 14일과 15일 이틀간 경기 성남 남서울CC(파71)에서 열렸다. 첫날 6장, 둘째날 4장 등 총 10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도전장을 던진 골퍼는 모두 175명이었다. 동타가 나오면 별도의 연장 없이 스코어카드상의 카운트 백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해 참가자들은 홀마다 자신의 플레이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예선 첫날에는 영상 0~2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에 경기를 치르면서 유독 1타에 희비가 엇갈린 골퍼가 많았다. 본선 진출 커트라인(2언더파 69타)에 1타 차로 밀려 탈락한 선수가 4명이나 됐다. 화창한 날씨 속에 치러진 예선 둘째날에는 평소 난도 높은 코스로 잘 알려진 남서울CC가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면서 참가자들이 쩔쩔 맸다. 공교롭게 언더파를 기록한 골퍼 4명이 그대로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의 마스터스' 무대를 밟기 위한 예선 전쟁을 뚫은 골퍼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예선 첫날 4언더파 67타로 1위에 오른 문성민이었다. 2005년생인 그는 이번 예선을 통과한 10명 중 유일한 아마추어 골퍼다. 비가 내리는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버디 7개, 보기 3개를 기록한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1년여 동안 남서울CC에서 연습한 경험이 있어 내겐 익숙한 코스다. TV로만 보던 대회를 내가 나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프로 데뷔에 앞서 한국 최고의 대회를 경험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성민이 비바람을 뚫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퍼트였다. 남서울CC 특유의 '유리판 그린'에서 문성민은 18개 홀을 단 20개 퍼트로 마무리했다. 문성민은 "남서울CC에서는 무조건 오르막 퍼트를 해야 한다. 페어웨이 적중률도 좋았지만 세컨드샷을 전략적으로 보내면서 머릿속으로 그렸던 대로 홀 공략을 잘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번 대회가 프로 대회 첫 출전이다. 아마추어의 패기로 나서겠다"고 강조한 그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초로 예선전 출신 우승자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앞만 보고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회를 비롯해 역대 국내 남자 프로골프에서 예선전 통과자가 정상에 오른 사례는 2020년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김성현이 유일하다.
예선 둘째날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기록한 배대웅은 첫날과 둘째날 통틀어 예선 참가자 중 가장 좋은 스코어를 냈다. 배대웅 역시 예선 통과 비결로 퍼트를 꼽았다. 그는 "올해 들어 겨울훈련 도중에 퍼트가 잘 안돼 고민이 많았다. 그린을 읽고 거리감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한 강의를 최근에 들었다. 배웠던 걸 곧바로 그린 위 플레이에 접목하니까 퍼트가 원하는 대로 잘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남서울CC에서 플레이하는 게 유독 재미있게 다가왔다던 그는 "즐기는 마음으로 예선에 나섰는데 좋은 성적을 내고 본선에 나설 수 있게 돼 기쁘다. 골프장에 좋은 추억 하나를 새겼다. 예선 1위를 했는데 본선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2018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던 박성국은 이번 예선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승 경력 참가자 중 유일하게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예선 둘째날 3언더파 68타로 4위에 올라 본선 출전 커트라인을 넘은 박성국은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올해 KPGA 투어 시드를 잃은 상태였다. 그만큼 GS칼텍스 매경오픈 본선 티켓을 확보하는 게 간절했는데 예선 목표를 이뤄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골프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삼겠다던 그는 "아직 이 대회에서 톱10에 올라본 적이 없다. 본선에서도 간절한 마음을 담아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예선 첫날 박태완(2위·3언더파 68타), 피승현(3위), 구본혁(4위), 임준혁(5위), 김승민(6위·이상 2언더파 69타), 둘째날 김용태(2위·4언더파 67타), 정재현(3위·3언더파 68타)이 GS칼텍스 매경오픈 출전권을 확보했다.
2023년에 이어 두 번째 GS칼텍스 매경오픈 예선을 통과한 피승현은 "프로가 돼서 이 대회 본선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예선전 통과자가 우승 신화를 쓰는 주인공이 되는 게 욕심난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프로골퍼 심지민과 결혼해 신혼을 즐기는 구본혁은 "부모님과 장인·장모님 모두 남서울CC 인근 성남 분당에 거주해 이번 대회 때 모두 응원을 오실 수 있게 됐다. 가족들 앞에서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처음 출전하는 김용태는 "남서울CC 코스는 욕심을 내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차분하게 내가 보여줄 것만 잘 하다보면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힘줘 말했다.
예선전 일정을 마친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이제 본선 준비 체제에 돌입한다. 5월 1일부터 4일까지 남서울CC에서 열릴 이번 대회는 우승 상금 3억원을 포함해 총상금 13억원 규모로 열린다.
[성남 김지한 기자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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