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다 팔아도 K-전력주는 매수

김민지 2025. 4. 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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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거래일간 하루 빼고 ‘매도세’
지난주 코스피 매도 1위 삼성전자
한국전력 등 관세 무풍주 순매수
“반도체 우려 선반영·변동폭 제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10거래일 만에 돌아왔지만 하루 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을 다시 떠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發) 관세 불확실성이 더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심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관세로 매일매일 롤러코스터를 탄 지난 한 주간에는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팔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9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 현물주식과 코스피200 선물을 큰 규모로 순매도세를 이어오다, 10일 사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내 11일 팔자로 전환했다.

지난 7일 이후 한 주간 외인 순매수 종목 1위는 한국전력(396억)·2위 SK텔레콤(210억)·3위 현대글로비스(132억)·4위 산일전기(128억)·5위 HD현대마린엔진(104억) 순이다. 하지만 외국인 순매수 10위권 종목의 합산 순매수 금액은 1977억원으로, 주간으로 비교했을 때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외인을 유입할 요소가 부족하다는 소리다. 그나마 한국전력은 국내 증시가 폭락한 7일 블랙먼데이에도 유일하게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중 상승하며 대표 내수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전력과 함께 순매수 4위를 차지한 산일전기 등 전력주와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주는 관세 영향에서 벗어나 저변동성 종목으로 꼽힌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업종 주요 종목 대부분 1~2년간의 강한 상승 후 이익 실현 측면 조정 관세 영향은 과도할 정도로 주가에 선반영됐으며 상호관세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과 산일전기는 실적 전망도 좋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저유가와 전기요금이 유지될 경우 2026년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DS투자증권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관세율에도 현재까지 산일전기 주요 거래처들은 꾸준히 오더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순매수 3위를 차지한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현지 공략을 키운 영향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된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의 생산량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 문제가 지난 몇 달간 이어지면서 완성차 주가가 15~20% 하락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며 “업계의 대응, 현지 생산 확대 및 제휴 등이 가시화하면서 주가가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종목은 1위 삼성전자(3조4602억)·2위 SK하이닉스(3조1047억)·3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6580억)·4위 현대차(6408억)·5위 삼성바이오로직스(4541억) 순으로,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두드러진 ‘팔자세’를 보였다. 이는 관세 불확실성과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반도체에 대한 품목관세 강행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주시하되, 향후 발표되는 반도체 품목관세는 시장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고 이미 주식시장이 관세 우려를 선반영한 상황에서 변동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나아가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관세의 경우 DRAM, NAND는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매출 비중이 낮은 소비자용 D램 모듈과 SSD에만 관세가 부과되는데, 미국으로 직접 수출되는 메모리는 반도체 매출의 5.4%,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90일간 상호 관세 유예는 향후 실적 가시성 확대의 직접적 요인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관세 유예 90일간 반도체, 스마트 폰 등 신제품 선행 생산 증대를 통해 북미 유통 채널 공급을 확대할 수 있고, 2분기 중 글로벌 생산지 조정 전략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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