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서 '이 머신', 커피 내려 마시면"...심장병 위험 높인다는데, 왜?

정은지 2025. 3. 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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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출근 후 커피 머신에서 내려마시는 커피 한잔이 아침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어주지만 어떤 경우 심장 건강에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의 웁살라대학교 데이비드 이그만 교수팀은 최근 직장 내 커피 머신에서 추출된 커피에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화합물인 '카페스톨(cafestol)'과 '카웨올(kahweol)'이 더 많이 함유돼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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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연구진 "머신 종류 따라 커피 위험성 달라져…금속 필터 주의, 시간별 변동도 커"
회사에 출근 후 커피 머신에서 내려마시는 커피 한잔이 아침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어주지만 어떤 경우 심장 건강에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회사에 출근 후 커피 머신에서 내려마시는 커피 한잔이 아침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어주지만 어떤 경우 심장 건강에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의 웁살라대학교 데이비드 이그만 교수팀은 최근 직장 내 커피 머신에서 추출된 커피에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화합물인 '카페스톨(cafestol)'과 '카웨올(kahweol)'이 더 많이 함유돼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웨덴 내 다양한 직장에서 사용하는 14개의 커피 머신을 분석했다. 이 중 11개는 일반 드립식 머신, 3개는 액상 커피용 머신이었다. 머신별로 2~3주 간격으로 커피 샘플을 2회씩 채취했고, 총 5개의 일반적인 커피 브랜드에서 중간 및 다크 로스트 원두를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드립식 머신은 종이 필터가 사용되지만 일부 금속 필터도 있다. 뜨거운 물이 커피 가루가 담긴 필터 위로 떨어지며 중력으로 천천히 추출한다. 액상용은 맛은 균일하지만, 카페스톨·카웨올 함량 정보는 불분명하다.

종이 필터를 사용하는 방식은 카페스톨과 카웨올의 여과에 효과적이지만, 직장 내 커피 머신에서 흔히 사용되는 금속 필터는 이 화합물들을 걸러내는 데 미흡했다. [표=코메디닷컴 편집]

데이비드 교수는 "커피 속 이 두 화합물의 함유 여부는 필터링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일부 머신은 이 물질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머신 종류에 따라 결과가 달랐고, 같은 머신이라도 시간에 따라 수치가 변동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따르면, 종이 필터를 사용하는 방식은 카페스톨과 카웨올의 여과에 효과적이지만, 직장 내 커피 머신에서 흔히 사용되는 금속 필터는 이 화합물들을 걸러내는 데 미흡했다.

집에서 즐기는 프렌치프레스나 퍼콜레이터 방식의 커피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콜레스테롤 유발 물질을 함유하고 있었으며, 에스프레소는 기계나 추출 방식에 따라 수치가 일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1980년대부터 필터링 되지 않은 커피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커피 머신에 따라 이런 물질의 농도가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 되며, 이번 연구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1 mmol/L 낮추면 심장 질환의 상대 위험을 22%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직장인의 평균 근무 기간인 40년으로 환산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최대 54%까지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커피는 암이나 치매 예방, 체중 감량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2~3잔의 커피는 조기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커피의 이점과는 별개로, 불안감 및 혈압 상승 등 부작용도 존재하며 이는 심장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건강한 성인이 하루 400mg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는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 커피 한 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순히 커피의 유해성이나 유익함을 따지기보다,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는지가 건강에 더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이다. 아침 한 잔의 커피가 활력을 줄 수도 있지만, 필터 하나의 차이가 장기적인 심장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조언했다.

커피 머신 금속 필터, 지용성 생리활성 물질 잘 못걸러 내기 때문

한편, 앞서 언급된 카페스톨과 카웨올은 커피 원두의 기름 성분(디터펜 계열)에 포함된 지용성 생리활성 물질이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조절을 담당하는 담즙산 대사를 억제해 혈중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특히 카페스톨은 식이 요인 중에서도 LDL 수치를 가장 강하게 높이는 성분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지속적으로 다량 섭취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카웨올이 항염, 항암 효과를 가진다는 보고도 있지만, 장기간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이들 화합물은 지방에 잘 녹는 지용성 물질로, 커피를 추출할 때 커피 오일과 함께 음료로 용출된다. 이때 종이 필터는 미세한 기공 구조를 통해 커피 기름과 그 속의 디터펜 화합물을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반면, 금속 필터는 그보다 훨씬 크고 넓은 기공 구조를 가지고 있어 오일 성분 대부분이 그대로 통과한다.

실제로 이번 스웨덴 연구팀은 다양한 브랜드의 직장용 커피 머신 14대를 조사해봤고, 종이 필터를 사용하는 머신에서는 카페스톨·카웨올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금속 필터를 사용하는 머신에서는 해당 물질이 더 높은 농도로 검출된 것이다. 같은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추출 방식에 따라 커피 속 건강 유해 성분의 양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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