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역설…뚱뚱하면 먹는 즐거움 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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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사람은 식사에 대한 즐거움이 클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고지방 식단으로 비만에 이르면 먹는 즐거움이 줄어든다는 점이 확인됐다.
스테판 라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신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지속적인 고지방 식단으로 비만에 이르면 쾌락에 관여하는 뇌 화학물질이 줄어들며 이는 체중 조절을 방해하는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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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사람은 식사에 대한 즐거움이 클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고지방 식단으로 비만에 이르면 먹는 즐거움이 줄어든다는 점이 확인됐다.
스테판 라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신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지속적인 고지방 식단으로 비만에 이르면 쾌락에 관여하는 뇌 화학물질이 줄어들며 이는 체중 조절을 방해하는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화적 증거(일화 데이터)’들을 살펴봤을 때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식사에 대한 즐거움을 덜 느낀다. 일화적 증거는 개인의 경험이나 관찰을 기반으로 수집한 증거를 의미한다. 일화적 증거뿐 아니라 실제로 비만인 사람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에서도 음식 섭취 시 발생하는 쾌락 관련 뇌 영역 활동이 감소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도파민 네트워크와 연결된 뇌 영역에서 분비되는 ‘뉴로텐신’이라는 호르몬이 감소했을 때 식사에 대한 즐거움이 줄어든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우선 고지방 사료를 먹는 쥐들이 과도하게 체중이 불어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이처럼 체중이 불어난 쥐는 버터, 땅콩버터, 초콜릿, 젤리 등 고칼로리 간식을 제공했을 때 정상 체중 쥐보다 먹고자 하는 욕구를 덜 보였으며 이는 뉴로텐신 분비와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정상 식단을 유지하는 쥐를 대상으로 도파민 네트워크에 연결된 뇌 회로를 자극하자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했다. 반면 비만 쥐는 동일 자극에서 욕구가 형성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줄어든 뉴로텐신 수치를 지목했다.
연구팀은 “비만 쥐의 뇌는 뉴로텐신이 크게 감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쾌락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며 “정상적인 식단을 유지하는 쥐가 식사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며 먹는다면 비만 쥐는 즐거움 때문이라기보다 식습관이나 지루함 때문에 먹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비만 쥐를 대상으로 2주간 정상 식단을 유지하도록 만들자 뉴로텐신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도파민 기능이 회복됐으며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욕구가 증가했다. 고칼로리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느끼면 살이 찔 것 같지만 오히려 전체적인 음식 섭취량은 줄어들었고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보였다.
빛으로 뇌 신경을 제어하는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뉴로텐신 수치를 회복시켰을 때도 비만 쥐의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욕구는 증가했다. 뉴로텐신을 직접적으로 투여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을 적용해 뉴로텐신 수치를 회복시켰다.
연구팀은 뉴로텐신 수치를 조절하는 방법이 인간의 비만 치료에도 통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만인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음식을 먹거나 배가 부르는 데도 습관적으로 간식을 먹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식사 자체에 즐거움을 느껴 음식을 먹는다면 배가 부를 땐 식사를 멈추는 등 긍정적인 행동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쥐를 통해 확인한 실험 결과가 곧바로 인간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이번 발견은 비만에 이르도록 만드는 고지방 중심의 식습관을 깨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더불어 비만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정밀 치료법을 찾는 데도 이번 연구가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s41586-025-08748-y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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