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물지 않을거면 짖지도 마”…누구보다 빠르게 트럼프에 엎드린 이 나라 [신짜오 베트남]
이 과정에서 트럼프와 갈등 국면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해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만드는 베트남 사례가 화제를 끌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미국 입장에서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대미 무역흑자가 큰 국가입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흑자 축소 대책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미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확대하고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1235억 달러(약 180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전년 대비 18.1%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무역 압박이 강해지는 추세입니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응우옌홍지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베트남 정부가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응우옌홍지엔 장관은 베트남 정부가 미국 기업들의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무역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 역시 마크 내퍼 주베트남 미국 대사와의 면담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농산물, 첨단기술 제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베트남 정부는 미국 기업들과의 대규모 무역협력 계약들을 체결하며 미국 정부의 압박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국영 가스기업인 페트로베트남가스는 미국의 에너지 대기업 코노코필립스, 엑셀러레이트 에너지와 LNG 장기 구매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베트남파워도 미국의 발전장비 기업 GE 버노바와 41억5000만 달러(약 6조 원) 규모의 가스 발전소 장비 및 서비스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미국의 에탄올 관련 협회 및 마퀴스에너지와의 바이오연료 공급 협약도 추가로 체결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수입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역 협력 확대의 일환으로 애플과 보잉, 아마존, 엑손모빌, 인텔, 코카콜라, 나이키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대기업들과 JP모건, 비자, 마스터카드 등의 대형 금융사 대표단이 베트남을 줄줄이 방문합니다. 이들은 베트남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향후 미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 확대와 미국산 제품의 베트남 내 수입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응우옌홍지엔 장관이 미국 방문 기간 중 LNG와 에탄올, 농산물 등의 품목에 대한 관세 개편 방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미국산 농산물은 지난해 베트남 전체 미국 수입의 25% 이상을 차지합니다. 베트남은 농산물 수입을 더욱 확대해 무역 흑자를 축소하는 동시에 양국 간 경제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베트남은 미국에 무역 지위를 현행 비시장경제 국가에서 시장경제 국가로 격상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양국 무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미국산 제품의 수입 관세 인하 및 무역장벽 완화 정책이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압박에 ‘갈대보다 더 빨리 눕는’ 베트남의 적극적인 협력 자세는 특유의 실용주의가 바탕이 된 행보입니다. 베트남은 그동안 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의 대규모 투자를 받아 경제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큰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자금 유입이 절실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베트남은 어쩌면 ‘비즈니스맨’ 트럼프의 등장이 반가울지도 모릅니다. 원하는 조건을 들어주면 확실히 실리를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을 낮추고 양국 간 경제적 협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입니다.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베트남의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베트남의 실리적인 판단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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