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 사업’ 터지면 찐반등 올 수 있다? [홍키자의 빅테크]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5. 3. 2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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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올해만 40% 넘게 주가가 추락한 테슬라. 반토막을 넘어섰지만, 그래도 강성 주주들의 희망의 끈을 지켜주는 사업이 있습니다.

“‘이 사업’만 잘되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아직 ‘이 사업’으로 제대로 주가가 쏜 적이 없다”라는 믿음인데요.

바로 로보택시입니다. 우리 강성주주들 입장에선 일단 시작만 하면 자율주행 끝판왕인 테슬라가 다시 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로보택시의 현재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구글이 압도적 우위...매달 240만명이 로보택시 탄다
로보택시는 자율주행택시, 로봇택시로 불리는 자율주행차를 말합니다.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 기술로만 동작하는 차량호출 서비스입니다.
도로를 달리는 웨이모 로보택시. <사진=웨이모>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미국의 웨이모입니다. 웨이모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기업이죠.

웨이모는 미국 4개 지역에서 로보택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입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일단 도로가 평평하고 다소 한적한 피닉스 지역에서 201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후 조금 더 복잡한 샌프란시스코와 LA로 서비스를 확장하죠.

이달 들어서는 자율주행 경쟁자인 우버와 손잡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웨이모 온 우버’ 로보택시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습니다. 오스틴을 찾는 사람은 누구든 우버의 앱을 활용해 로보택시를 호출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통상 웨이모의 로보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웨이모 원’ 앱을 설치해야 했는데요. 월간 활성 이용자 수만 1억7000만명에 달하는 우버 앱만 켜도 웨이모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한국으로 치면 카카오택시를 이용해도 쉽게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웨이모>
한번 이용해보는 수준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전혀 아닙니다.

현재 웨이모는 오스틴을 제외한 세 도시에서 매주 20만회 이상 승차를 처리합니다. 지난해 8월에 주당 10만회 수준에서 불과 세 달만에 주당 5만회를 늘렸고, 이제는 20만회가 넘습니다. 세 지역에서만 매주 60만명, 한 달이면 240만명이 사람이 없이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있는 겁니다.

웨이모는 굵직한 투자 유치와 함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 56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입니다. 현재 누적 투자금은 이전의 두차례 펀딩까지 포함해 110억달러가 넘었죠. 우리 돈으로 16조 가까운 투자금입니다.

웨이모는 완성차 기업들과의 협력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이오닉 5를 로보택시 차량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LA에서 영업하는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현재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 말 로보택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웨이모의 독주 상태가 됐습니다. 로보택시 사업을 담당한 자회사 ‘크루즈’가 돈 먹는 하마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GM은 2016년 크루즈 인수 이후 8년 동안 로보택시 사업에 총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을 지출했는데, 성과가 안 나오니까요.

자율주행의 대부를 꿈꾸는 테슬라는 어떨까요?

테슬라는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회사의 핵심 미래 사업으로 점찍었죠. 단순히 미래 사업 하겠다 수준이 아니라, 테슬라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LA 자동차박물관에 전시된 테슬라의 로보택시 시제품 사이버캡.
일단 오는 6월에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사이버캡’을 출시하겠다고 했으니 이 지역에서의 서비스가 회사의 명운을 가를 수 있습니다. 시범 출시의 성과에 따라 내년을 목표로 한 미국 전역으로의 서비스 확대가 판가름 나는 것입니다.

사실 텍사스주 오스틴은 테슬라의 전기차 공장과 본사가 위치한 곳입니다. 주 정부 차원에서 일론 머스크와 막역한 관계를 맺고 있고, 텍사스주는 일찌감치 자율주행 기업 지원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왔죠.

다만 이미 이 지역에 서비스를 출시한 구글 웨이모와 정면충돌이 예상됩니다. 같은 지역에서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어느 기업의 자율주행이 더 안전성과 정시성 등을 갖췄는지 증명되겠죠.

테슬라가 지난해 출시한 테슬라 ‘스마트 소환’ 기능. <사진=테슬라>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주에도 차량 호출 서비스를 위한 운수 행위 허가를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택시 허가증을 신청한 것인데, 완전 무인 자율주행은 아니고, 안전 운전 요원이 함께 타는 서비스에 대한 허가입니다. 테슬라가 로보택시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테슬라의 빅픽쳐...완전자율주행 위해 로보택시 올인
특히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이버캡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이른바 ‘FSD’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핵심 로드맵 중의 하나입니다. 테슬라의 FSD를 탑재한 개인 소유 차량을 로보택시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 우버와 비슷한 영업을 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죠.

FSD는 ‘레벨2’ 단계의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말합니다.

테슬라에는 기본으로 탑재된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있죠. 크루즈 기능과 함께 차량 간격을 유지하고, 차선을 유지합니다.

FSD는 이보다 한층 더 복잡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해냅니다. 차선이 명확하지 않은 도심에서도 신호등이나 표지판을 분간해내고요. 도로 주변 사물이나 사람을 인식하면서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죠. 회전교차로를 통과하고 비보호 좌회전이나 우회전도 해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테슬라는 17억 마일(2억7370만 km)을 넘게 주행하며 쌓은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업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레벨2’ 기능을 구현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잠깐 자율주행 레벨에 대해서 얘기 좀 해보면 이 자율주행 기술에서의 레벨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제안해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진 기술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자료=현대트랜시스>
보통 완전한 자율주행은 ‘레벨3’이라고 봅니다. 3단계에서는 운전자가 대부분의 상황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도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차량 전방에 사고가 발생하는 등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차량 제어권을 시스템이 갖고 있죠.

따라서 자율주행을 쓰고 있는데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운전자가 아니라 완성차 제조업체에 있습니다.

대신 테슬라의 FSD나 현대차그룹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은 모두 자율주행 2단계 레벨입니다.

레벨2에서는 이용 중에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죠. 그래서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할 때는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올려둬야 합니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손을 뗄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현대차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꽤 많잖아요.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보조해주면 신세계가 따로 없습니다. 운전 피로도를 확 낮춰줍니다. 다만 핸들에서 온전히 손을 몇초간 떼고 있으면 운전대를 잡으라는 빨간색 신호와 소리가 계속 울려댑니다.

테슬라는 중국과 유럽에서 자사의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인 FSD를 올해 1분기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부터 밝혔지만, 아직은 규제 당국의 장벽에 막혀 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트럼프 2기 정부의 입을 자처하는 정치화된 일론 머스크로 인해 유럽에서도 민심을 잃고, 중국 정부와도 관계가 삐그덕대고 있죠.

테슬라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허가된다면 중국에서 수집한 영상 데이터를 미국 텍사스 기가팩토리의 데이터센터로 전송할 수 있죠. 중국의 도로 상황과 신호 체계, 각종 법규를 AI가 학습할 수 있게 되는 건데요.

이를 통해 자율주행 서비스는 한층 고도화될 것인데, 트럼프 2기 미·중 갈등 상황에서 쉽게 허가가 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로보택시도 중국?...M7 제친 중국의 자율주행 플랜
그런데 웨이모랑 테슬라가 규제와 함께 천천히 성장하는 와중에, 중국 회사들의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 포니AI(PONY)는 로보택시 시장에서 최근 가장 눈여겨볼 회사로 꼽힙니다. 골드만삭스 포니AI가 레벨4 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에서 중국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개 주요 도시에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상업화 단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는 점을 높게 칩니다.

포니AI의 로보택시.
도이치뱅크도 포니AI를 ‘중국의 웨이모’라 칭하고 있습니다. 포니AI의 지능형 운전 기술은 첨단 AI 기술로 강화된 독점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평했는데요. 도이치뱅크는“우수한 지능형 주행 기술 덕분에 포니AI는 중국의 1선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에서 모든 규제 허가를 취득한 유일한 로보택시 기술 기업”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포니AI는 현재 중국의 1선 도시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고요. 상하이에서는 도로 테스트 로보택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 공룡인 비야디(BYD)는 심지어 전 국민 자율주행 시대를 선언했습니다. 자사의 저가 모델을 포함한 거의 모든 차종에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인데요. 회사는 ‘신의 눈’이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고 있죠.

왕촨푸 BYD 회장은 지난 2월 “자율주행 시스템이 더는 가질 수 없는 사치품이 아니며, 안전벨트와 에어백처럼 필수 도구”라고 강조했습니다.

왕찬푸 BYD 회장.
기존에는 3만 달러(한화로 4300만원 이상) 모델에만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했다면, 이제는 10만 위안(약 1988만원) 이상 차량에 ‘신의눈’을 기본 탑재하기로 한 겁니다. 심지어 7만 위안(약 1392만원)짜리 ‘시걸’ 해치백 등 저가 차종 3개에도 자율주행을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테슬라가 관련 기능을 3만2000달러 이상 모델부터 적용한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의 가격 전쟁을 시작한 것이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루다오콴 애널리스트는 “BYD가 자율주행 부문에서 모든 경쟁자를 앞서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BYD가 자율주행 기술의 비용을 낮추면 테슬라가 중국에서 FSD 기능을 도입하는 힘이 더 약해지는 것이죠. 저렴한 자동차에서도 자율주행 이용이 가능한데, 굳이 그보다 비싼 테슬라의 자율주행을 쓰기 위해 차를 사겠냐고요.

BYD는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약 1000억위안(약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실제로 자율주행 도입도 전인데 이미 BYD의 압도적인 우위가 펼쳐지고 있기도 하죠. BYD의 지난해 중국 내 판매량은 370만대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고요. 테슬라는 9% 늘어난 66만대에 그쳤습니다.

저렴한 모델에까지 자율주행 기능을 확대하는 이유가 뭐야? 바로 기술의 고도화죠. 한대라도 더 중국의 교통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 안전성과 정시성이 더 높아지는 겁니다.

중국 BYD.
이같은 BYD의 성과는 2017년부터 진행된 중국 정부의 AI 국가 전략 차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 분야 핵심 기업으로 지정한 이후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해왔습니다.

중국은 실제로 중국내 16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 허가를 내주고, 상하이와 우한을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로 제공했죠. 베타테스트를 위해무려 3만2000km의 공공도로도 개방했고요. 지방 정부에 로보택시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전방위 자율주행 지원입니다.

로보택시 사업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로보택시 사업의 승자는 곧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의 최강자가 될 겁니다.

올해 우주방산이니 로봇이니 각 테마가 한번은 돌았지만, 아직 자율주행으로 주가가 치고 올라간 기억은 없습니다. 이제 로보택시와 자율주행에 제대로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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