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선고 지연에 초조한 野…무용론 뚫고 崔탄핵 강공
헌재 '이상기류설'에 불안감 증폭
李 선고 임박도 당내 위기감 고조
先탄핵안 발의 後시기조절 관측도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카드를 결국 꺼내들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정해지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를 뚫고 강공 노선을 택한 것이다.
최 권한대행 탄핵의 표면상 명분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지연으로 인한 위헌 행위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덩달아 커진 불안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가 임박한 점도 초조함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한 모양새다.
민주당, 장고 끝에 崔 탄핵소추 결정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은 "헌재가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건 위헌이라고 판결했음에도 최 권한대행은 아직까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며 "행정부가 대놓고 헌재를 능멸하는 행위를 국회가 바로잡고자 탄핵소추안을 제출한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달 27일 헌재 재판관이 전원일치로 마 후보자의 임명 보류는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지만 현재까지도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야5당은 이외에도 △12·3 내란사태 공범 혐의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임명 보류 △상설특검 후보자 미추천 등을 최 권한대행 탄핵소추 사유로 제시했다.
헌재 '이상기류설'에 당내 불안 고조
가뜩이나 팽배했던 최 권한대행을 향한 민주당내 반감은 헌재의 숙의가 길어지면서 며칠새 급속도로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내부 기류를 반영하듯 이재명 대표의 입에서는 '현행범 체포'라는 고강도 발언까지 나왔다. 마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중인 최 권한대행을 겨냥해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즉시 체포할 수 있다"고 공개 저격한 것이다.
최근 헌법 재판관들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정치권 안팎의 추측도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헌재 심리가 역대 최장으로 길어지면서 재판관 다수 의견이 탄핵 기각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등 뜬소문이 하루가 멀다하고 사실인양 돌아다닌다"며 "헌재의 속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중대기로인 만큼 아무리 뜬소문이라도 무시할 수 없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은혁 후보자의 임명으로 혹시나 모를 탄핵 기각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항간에 거론되는 '인용 5인 대 기각 3인'의 추측이 맞다면, 마 후보자를 합류시켜 대통령 파면 조건인 '인용 6인'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李 항소심 선고 임박 따른 위기감도
이 대표의 항소심 선고일은 오는 26일이다. 앞서 1심에서 이 대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안팎의 불안 요소가 최 권한대행의 탄핵으로 귀결됐지만, 실제 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줄탄핵'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 데다 한 총리가 탄핵안 기각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에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한 총리가 돌아와 권한대행을 맡게 되면 사실상 최 권한대행 탄핵소추는 실익이 없어진다. 당내에서 제기되는 '무용론'의 배경이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서도 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를 두고 상당수가 신중한 입장을 펴고 있다"며 "여러가지 따져봐야 할 변수가 많다. 최 권한대행 탄핵안은 일단 발의만 해두고 다음 절차는 전략적으로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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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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