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AI 시대...팔란티어 꿈꾸는 KAI·에스원 [방산인사이드]
[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앵커> 전 세계적인 AI 열풍이 군사 분야에도 불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국방 안보 분야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겠다며 신기술 연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군사 AI가 K방산의 새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기자> 배경에는 병력 감소가 있습니다.
가파른 인구 절벽으로 장병 숫자는 급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지난 5년 사이 군인의 수는 25%나 줄면서 50만 명선마저 붕괴됐습니다.
120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의 40% 수준에 불과한데, 격차가 해마다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젠 더 이상 사람만으로 작전과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때문에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적에 대응할 수 있는 AI가 군에서도 떠오르는 겁니다.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1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군사 AI 시장은 10년 안에 2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앵커> 군사 AI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기업들도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팔란티어가 대표적이죠?
<기자> 군사 AI 활용이 본격화되면서 팔란티어의 주가는 1년 새 400%까지 상승해 시가총액 400조 원을 넘보는 중입니다.
그런데 팔란티어는 본래 민간 소프트웨어 회사였습니다.
미국 정부가 팔란티어를 중심으로 민간 AI의 군사적 활용 금기를 깨면서 업계 선도 기업이 된 겁니다.
팔란티어는 AI로 방대한 양의 전장 데이터, 위성과 드론이 촬영한 영상과 사진 등을 분석해 전략을 짜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일명 '고담' 플랫폼으로 미 국방부와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군 전술의 80%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짜여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제는 팔란티어의 AI 시스템이 전투기, 자주포, 전차 등 무기체계에도 탑재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HD현대와 AI 조선소를, KT와 AI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하면서 국내 기업과도 협업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AI 3대 강국 도약을 꿈꾸고 있는데, 한국판 팔란티어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기자> 국내 군사 AI 기술 수준은 미국의 70~80%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폐쇄적인 국방 안보 구조와 여러 보안 규제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다행인 점은 정부가 AI 등 10대 군사 기술에 3조 원 넘게 투자하기로 하면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또 최근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민가에 폭탄이 떨어진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해 군에 AI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유무인이 복합된 차세대 공중전 체계, NACS와 조종사 없이 전투할 수 있는 AI 파일럿을 연구개발 중입니다.
이달에는 AI 기반 자동 표적 식별 기술과 자율 비행 소프트웨어를 만든 국내외 기업과 협약도 체결했습니다.
KAI는 2035년 무인 전투기를 상용화한다는 목표입니다.
한편 미국은 2029년까지 88조 원을 투입해 무인기 1천 대를 실전 배치할 예정이고, 일본과 호주 등도 전력화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앵커> 군에서 24시간 교대 근무를 서는 경계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기존 철조망에 설치된 센서들은 접근하는 물체가 사람인지 동물인지 구분을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비효율적으로 출동하는 일들이 빈번했는데, 근무 인원도 줄면서 경계도 AI를 기반으로 과학화되고 있습니다.
군은 최전방인 GOP 과학화를 위해 4,650억 원 규모의 대형 성능 개량 사업을 발주했습니다.
에스원, SK쉴더스, KT텔레캅이 수주전을 벌이는 중인데, 올해 시험 평가를 거쳐 내년 결과가 발표됩니다.
특히 삼성그룹과 일본 세콤이 지분을 보유한 국내 1위 보안회사 에스원의 행보가 두드러집니다.
에스원의 경우 기존 경비, 시설 관리 역량을 입증하며 군 경계 사업의 주 계약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에스원은 앞으로 철책을 넘어 초소까지 경계망을 완전 자동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단 1백 명으로 1천 명이 관할하던 구역을 통괄하게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국내 군 AI 경계 시장 규모는 해안으로 확장될 시 2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경계 사업은 1번 일감을 따면 20년 이상 MRO(운영·유지·보수)를 할 수 있는 캐시카우로 꼽힙니다.
실제로 경계 관련 MRO 예산은 5년간 3배나 늘었습니다.
높은 시장성에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 등도 사업 추진을 검토 중인 만큼 앞으로 방산, 보안, 건설 업체가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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