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비중 20% 무너졌지만… 여전히 ‘자영업 공화국’

전세원 기자 2025. 3. 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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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내수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 20%대가 무너졌지만 이 비중조차 주요국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탓에 산업경제구조를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래 첨단·고부가가치 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향이 있어 자영업자 비중 축소는 경제가 성장하고 산업구조가 고도화할수록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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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퇴직자 너도나도 ‘장사’
韓, OECD국중 7번째로 많아
“규제풀어 양질 일자리 창출을”

극심한 내수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 20%대가 무너졌지만 이 비중조차 주요국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탓에 산업경제구조를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갈 곳을 잃은 조기 퇴직자들이 너도나도 자영업 시장에 뛰어들어 발생하는 출혈경쟁을 방지하고 자영업 분야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선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 철폐와 신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취업자(2857만6000명) 중 자영업자(565만7000명) 비중은 약 19.8%였다. 연간 기준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2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법적 정년(60세)을 채우지 못한 40∼50대 직장인들이 섣불리 창업에 나섰다가 장기화한 고금리 기조 등으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중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통계를 뜯어보면 우리나라는 ‘자영업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 1963년 자영업자 비중은 37.2%였지만 1989년엔 28.8%로 30%대가 붕괴되는 등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미래 첨단·고부가가치 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향이 있어 자영업자 비중 축소는 경제가 성장하고 산업구조가 고도화할수록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2023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비임금 근로자(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 비중은 미국(6.1%)·캐나다(6.8%) 등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23.2%)는 33개국 중 7번째로 높다.

월급을 받지 않고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일하는 우리나라의 ‘무급가족종사자’의 비중 역시 미국의 3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중 무급가족종사자 비중은 3.1%로 전 세계 주요국 중 4위를 기록했다. 미국(0.1%)의 30배가 넘고 일본(1.8%)·영국(0.3%)·프랑스(0.3%)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자영업자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서 이들의 출구전략에 대한 장단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기연은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에 대한 전직교육을 강화하고, 전직 성공 시 장려수당을 확대하는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세원·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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