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전 현장] 중동팀 보여주기 창피한 잔디, 문제는 '졸전'뿐 아니라 '부상'이다… K리그 선수들은 늘 노출돼 있는 '산재 위험'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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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대한민국 감독은 잔디 핑계를 대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라운드 상태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날씨가 춥고. 잔디도 딱딱한 데는 너무 딱딱하고, 파인 곳은 너무 파였다. 파인 곳을 디딜 때 근육에 무리가 많이 간다"며 균일하지 않은 그라운드 상태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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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홍명보 대한민국 감독은 잔디 핑계를 대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라운드 상태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20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차전을 치른 대한민국이 오만과 1-1 무승부에 그쳤다.
한국은 4승 3무로 조 선두는 지켰지만 본선 진출 조기 확정은 물건너갔다. 6라운드 당시 4위였던 오만은 배수의 진을 치고 임한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내며 4위 수성 가능성을 높였다.
요즘 한국축구의 화두는 엉망진창인 그라운드 상태다. 오랜 홈 구장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지난해부터 심각하게 훼손되자 결국 경기력 난조를 피해 다른 구장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오만전은 고양, 25일 요르단전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건 그나마 수도권에서 쓸만한 잔디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보니 그라운드 상태는 빈말로도 좋다고 하기 힘들었다. 경기 중 들려서 뒤집한 곳이 생겼고, 선수들이 발을 디딜 때 마치 양탄자처럼 잔디가 밀리는 현상도 보였다.
이번 대표팀의 부상 이슈를 심화시킨 것도 잔디다. 이미 홍명보 감독은 애초 선발한 명단 중 김민재가 부상으로 빠지고, 황인범은 부상을 안고 오면서 2명의 부상 이슈를 자초했다. 그런데 오만전을 치르기도 전에 정승현이 훈련 중 근육 문제로 이탈했고, 오만전에서는 백승호와 이강인이 연달아 부상으로 빠졌다.
이강인의 경우 상대 선수와 경합하다가 발목이 돌아간 상황이지만 정승현, 백승호 모두 근육 문제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종류의 부상이다.
전반전도 다 치르지 못하고 햄스트링 부상을 호소하며 빠진 백승호는 "잔디가 뜨고, 운동할 때 딱딱했다"며 "조금씩 근육에 무리가 오다가 햄스트링 쪽에서 부상 느낌이 왔다. 원인이 잔디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본인이 부상당하지 않은 권경원은 제 3자 입장에서 잔디가몸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춥고. 잔디도 딱딱한 데는 너무 딱딱하고, 파인 곳은 너무 파였다. 파인 곳을 디딜 때 근육에 무리가 많이 간다"며 균일하지 않은 그라운드 상태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이야기했다.
라시드 자베르 오만 감독은 "잔디가 너무 물렀다. 어제 훈련할 때부터 느낀 점이다.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공이 잘 튀었다. 스터드가 잔디에 잘 묻혔다. 다른 잔디들과는 달랐다"며 상태가 나쁘다기보다는 다르다고 점잖게 표현했다.
유럽파가 많은 강팀일수록 더 세련된 축구를 하기 위해 좋은 잔디가 필요하다. 또한 실력만큼 경기력을 발휘하기 힘들어지만 돌발 변수가 커지고, 이는 전력상 우위인 한국 입장에서는 이변에 당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뜻이 된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이 "잔디는 두 팀에 마찬가지"라고 말했지만 이는 핑계대지 않겠다는 의미일 뿐 한국이 더 불리한 건 사실이다.
한국은 2차, 3차 예선을 통틀어 9승 4무를 기록 중이다. 승리를 놓친 4경기 중 3경기가 홈에서 열렸다. '홈 디스어드밴티지'가 갈수록 확실해지고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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