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몸조심’ 하루 만에 ‘백혜련 계란’, 분노 선동 말자

경기일보 2025. 3. 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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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계란 테러'를 당했다.

하지만 계란 테러는 막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하루 만에 '백혜련 계란 테러'가 터졌다.

계란 테러 범인을 검거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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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부대표단의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서 얼굴에 계란을 맞은 채 회견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계란 테러’를 당했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고 있었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 기동대가 포진해 있었다. 경찰용 장우산을 펼쳐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계란은 헌재와 인도 사이 4차선을 넘어 날아왔다. 백 의원이 다행히 부상을 입지 않았으니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시에 의문을 남겼다. 테러 대비 태세는 유효한가.

가장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는 헌재 앞이다. 헌재재판관들을 포함해 헌재 직원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안 그래도 충돌, 테러의 위험성이 상존해 왔다. 회견 의원들을 경찰 기동대가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계란 테러는 막지 못했다. 경찰 작전의 현실적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백 의원 얼굴에 남은 계란 잔해가 그대로 중계됐다. 지켜 본 시민들의 충격이 컸다. 폭발물이나 돌, 쇠붙이 등이었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는 걱정이 나왔다.

혹여 이번 사건이 가져올지 모를 모방 범죄도 걱정이다. 헌재 탄핵 선고가 임박하면서 테러 위험은 극에 달했다. 야당 대표에 대한 러시아제 권총 살해 경고가 주장됐다. 대표 측 요청으로 경찰의 신변 보호 작전이 시작됐다. 헌재 재판관들에 대한 살인 예고도 버젓이 방송됐다. 그 유튜브가 헌재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불특정 다수에 의한 폭력 경고, 테러 예고가 팽창한 풍선과도 같다. 보기에도 아슬아슬하다.

하루 전 이재명 대표의 ‘몸조심’ 발언이 있었다.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경고였다. “경찰이나 국민 누구나 최 대행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했다.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었다. 폭력 시위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테러 실행에 좌표를 일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공교롭게도 하루 만에 ‘백혜련 계란 테러’가 터졌다.

모두의 자제와 노력이 필요하다. 경찰은 테러 행위자를 엄단해야 한다. 계란 테러 범인을 검거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테러 노출 위험성이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영웅심 또는 충성도를 추구한 행위가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정치인들은 분별 있는 언행으로 긴장을 환기시켜야 한다. 테러의 뇌관을 건드리는 듯한 선동은 테러리즘이라는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그어 대는 꼴이 된다. 테러는 여야를 구분하지 않는다.

테러 협박이 있었고, 캔맥주 투척이 있었고, 계란 테러가 있었다. 더 나가면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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