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동남아산 아녔어?” 용인에서 키운 ‘바나나’라니… 농가들도 난리 [지구, 뭐래?]

김광우 2025. 3. 20. 17: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바나나 나무.

경기 용인시농업기술센터는 최근 아열대 작물 과학영농시설에서 250kg의 바나나를 수확했다.

용인시 바나나는 심은 지 1년 만에 수확됐다.

바나나를 수확한 용인시농업기술센터도 아열대 작목을 심어 성공 작물을 발굴하고, 이를 지역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 용인시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시설에서 재배되고 있는 바나나.[용인특례시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이게 왜 여기서 나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바나나 나무. 흔히 동남아시아 농가의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여기는 경기도 용인시. 수도권이다.

수도권서 바나나를 수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 하지만 향후 더 많은 열대작물이 생산될 전망이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재배 환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30년 안에 우리 땅 절반이 아열대 작물을 키우기 적합하게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동네 마트에서 ‘국내산 바나나’를 사는 일도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경기 용인시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시설에서 연구원이 바나나를 살피고 있다.[용인특례시 제공]

경기 용인시농업기술센터는 최근 아열대 작물 과학영농시설에서 250kg의 바나나를 수확했다. 용인시는 지난 2023년 관련 시설을 설치하고 바나나, 애플망고 등의 재배를 시작했다.

용인시 바나나는 심은 지 1년 만에 수확됐다. 작년 3월부터 8월까지는 줄기와 잎이 자랐고, 9월부터는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250kg은 총 13그루에서 수확한 양이다.

전남 광양시 한 농가에서 재배된 애플망고.[광양시 제공]

기존 제주도나 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밀감류, 망고 등 아열대 작물 재배가 지속 시도된 바 있다. 실제 상품화에 성공해 유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제주도 애플망고 등이 그 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농작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바나나를 수확한 용인시농업기술센터도 아열대 작목을 심어 성공 작물을 발굴하고, 이를 지역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대구 한 백화점에 과일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연합]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아열대화’가 비단 일부 지역만의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아열대 기후 지역은 2020년 기준 경지 면적의 10.1%에 불과했지만 2060년 26.6%, 2080년에 이르러서는 62.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경우 경북 지역의 특산물로 여겨지던 사과는 강원도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제주 일부 지방에서 재배되는 올리브 나무의 재배 적지가 전국으로 확대되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작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리브 나부.[게티이미지뱅크]

심지어 그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기후변화 속도가 가팔라지는 최악의 시나리오(SSP5)를 적응할 시 30년 이내에 아열대 기후권 경지 면적이 총 55.9%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인 가정이라고 치부하기는 힘들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기온 상승 속도가 빠른 편에 속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1912년부터 109년간 한국 연평균 기온 상승 폭은 1.6도로 세계 평균(1.09도)과 비교해 0.5도가량 높았다.

전남 나주 한라봉 농장.[헤럴드DB]

이에 따른 농가의 변화도 진행 중이다. 제주도 특산물로 여겨졌던 한라봉 등 만감류는 이미 제주도에서 크게 북상한 충남 태안 등까지 진출했다. 전남이 주산지인 배의 경우 전남 내 재배 면적이 최근 10년간 47%가량 줄었다. 재배 지역은 경기도까지 북상했다.

문제는 큰 일교차와 연교차. 아열대 작물은 일정한 온도 환경에서 자란다. 하지만 지역을 막론하고, 한반도 겨울철 한파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시설하우스 농업을 통한 난방비 등 작물 재배 부담은 되레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연합]

이에 각 지자체는 아열대 작물 재배 보급을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술을 통해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지역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에는 경북 포항시에 지자체 최초의 아열대 작물 연구소가 설립되기도 했다.

정부 또한 기후변화 대응 시나리오 등 기초자료를 마련해 지자체 시도를 지원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기온, 강수, 습도 등 미래 기후를 예측한 정보를 통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마련했다”며 “향후 농경지 기후변화 정보를 생산해 실제 농업적 활용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