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V 영유아 입원 주요 원인…'베이포투스' NIP 적용 검토해야"
미국·호주·스페인 등서 NIP 도입…RSV 관련 입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국내에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 예방용 항체 주사 '베이포투스'(성분명 니르세비맙)를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NIP)에 도입해 RSV 관련 영유아 입원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RSV 집단 감염 사례 증가…"정책 지원 없으면 건강 불평등 악화"
20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RSV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산후조리원은 15곳이다. 총 발생인원은 99명이다. 2023년 10곳, 93명 대비 증가했다.
RSV는 4급 법정감염병에 해당하는 계절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1세 이전의 영아 3명 중 2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아나 영아가 감염될 시 폐렴과 모세기관지염 등으로 증상이 악화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예방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접종할 수 있는 예방용 항체 주사는 베이포투스가 있다. 베이포투스는 자부담으로만 접종이 가능하다. 영유아가 접종하는 백신 대부분이 NIP에 포함돼 국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베이포투스 투여 비용은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영유아 RSV 예방을 위한 NIP는 백신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열린 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신생아 사이에 RSV 집단 감염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과 함께 영유아에 대한 NIP 도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질병관리청은 영유아 대상 RSV 백신이 허가되지 않았으므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영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RSV는 영유아 입원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RSV 감염 예방을 위해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건강 불평등 문제가 악화할 뿐만 아니라, RSV 예방을 위한 접종률도 기대만큼 높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호주·스페인 등서 '베이포투스' 영유아 접종 지원
베이포투스는 예방용 항체 주사다. 감염병 예방에 주로 활용되는 백신은 약화한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해 인체 면역체계가 방어를 위한 항체를 생성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예방용 항체 주사는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인체에 직접 투여하는 약물이다.
베이포투스와 같은 예방용 항체 주사는 RSV에 취약한 영아 등을 대상으로 체내에 직접 항체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RSV 하기도 질환 감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예방 항체 주사는 백신과 작용 기전이 다르지만, 감염병을 예방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다.
국내보다 앞서 베이포투스를 도입한 해외에서는 질병 예방을 위해 서류 처리, 급여 청구 등에 있어 예방용 항체 주사를 백신과 유사하게 다루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는 베이포투스를 NIP 등에 도입해 RSV 관련 입원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실사용 근거 등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은 어린이 백신 프로그램(VFC)에 베이포투스를 포함했다. VFC는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없어 백신을 투여받지 못하는 어린이에게 무료로 백신을 제공하는 연방 지원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3~2024시즌 동안 효과성을 평가한 결과 베이포투스는 RSV 관련 입원을 9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마일즈 정부에서는 3100만 달러(약 451억 원)를 지원해 지난해 4월 15일부터 RSV 시즌을 맞은 모든 8개월 미만의 영아들을 대상으로 RSV 예방용 항체주사 무료 투여 캠페인을 시행했다. 총 7500명의 영유아가 베이포투스를 투여받았다.
해당 캠페인의 첫 2개월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신생아의 입원율은 많이 감소했다. 입원치료가 필요한 신생아가 153명에서 93명으로 약 60명 줄었다.
스페인 갈리시아에서는 베이포투스를 세계 최초로 NIP에 도입했다. 2023년 9월부터 베이포투스를 투여받은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관찰하며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의학 저널 랜싯(The Lancet)에 발표된 중간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이포투스를 투여받은 6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RSV로 인한 입원은 미투여 영아보다 8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는 총 3년에 걸쳐 2026년 10월까지 분석될 예정이다.
최영준 고대안암병원 교수는 "베이포투스를 통해 RSV 관련 입원을 줄인 해외 사례를 참고해 NIP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영유아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RSV로 인한 의료적 부담을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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