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핵무장 가능해지면 일본도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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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유명한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76) 도쿄(東京)대 명예교수는 "만약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면 일본도 한국과 함께 핵무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타오카 교수는 "한국은 이제 일본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느낄 필요가 없을 만큼 성장했고, 국제사회의 외교·안보적 심각성을 고려할 때 양국은 협력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러한 협력의 돌파구를 만든 점은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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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론 양국 다 어려울 듯
한·일 협력하는게 합리적 선택
尹이 돌파구 만든 점 높게 평가
美에 한·일의 안보 무임승차?
왜곡 고치되 방위비 증액 고려
‘트럼프 1기’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유명한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76) 도쿄(東京)대 명예교수는 “만약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면 일본도 한국과 함께 핵무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타오카 교수는 지난 14일 고려대에서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에 한국이 핵무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본적으로 한·일 모두 핵무장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한국은 핵무장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정말로 그런 일이 생기면 일본도 한국과 함께 핵무장을 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에 꾸준히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섭은 하되, 증액도 고려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기타오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안보 무임승차를 하면서,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주일미군 기지를 통해 누리는 특권을 갖고, 또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며 “왜곡된 인식은 정정하면서,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방위비 증액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지난 5일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후보자가 일본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에 대해 “일본의 방위비는 일본이 결정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의 자위권 행사 기준인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북핵 위협 요인이 새롭게 고려돼야 한다고 기타오카 교수는 강조했다. 자위대는 평화헌법 9조를 토대로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방위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여기서 ‘필요 최소한’이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고 그는 주장했다. 기타오카 교수는 “북핵이 있느냐 없느냐는 ‘필요 최소한’의 규정 자체를 다르게 하는 요소”라며 “북핵 위협이 있는 지금은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역사는 역사가들이 자유롭게 연구를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귀환과 북핵 위협 고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급변하는 안보 환경을 들어 “세계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지금은 한국에 있어서도 일본에 있어서도 한·일이 협력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인 시대”라고 밝혔다. 기타오카 교수는 “한국은 이제 일본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느낄 필요가 없을 만큼 성장했고, 국제사회의 외교·안보적 심각성을 고려할 때 양국은 협력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러한 협력의 돌파구를 만든 점은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정권에서의 한·일 협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양국 간 협력에 심한 어려움을 겪었다고도 토로했다. 기타오카 교수는 “당시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자이카) 이사장을 맡았는데, 문재인 정부는 그때까지만 해도 순조로웠던 자이카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협력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이 대표가 ‘나는 반일적인 사람이 아니다’라고 한 만큼 문재인 정부와 다를 거라 기대한다”면서도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는 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유엔대표부 차석대표를 역임했으며, 자이카 이사장 출신이다.
이시영 기자 si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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