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빙하 책임져"…페루 농부, 독일서 10년째 소송

김계연 2025. 3. 1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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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안데스산맥 기슭에 사는 농부가 기후변화를 책임지라며 독일 거대 에너지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이 재개됐다.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독일 함고등법원은 17일(현지시간) 지구과학자와 자연재해 전문가를 불러 안데스 빙하 해빙이 눈사태와 낙석, 홍수 등으로 원고 사울 루시아노 이우야(45)의 집에 얼마큼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의견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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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업 탄소배출량만큼 배상해야"…법원 심리재개
원고가 사는 페루 마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페루 안데스산맥 기슭에 사는 농부가 기후변화를 책임지라며 독일 거대 에너지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이 재개됐다.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독일 함고등법원은 17일(현지시간) 지구과학자와 자연재해 전문가를 불러 안데스 빙하 해빙이 눈사태와 낙석, 홍수 등으로 원고 사울 루시아노 이우야(45)의 집에 얼마큼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의견을 듣는다.

이우야와 독일 업체 RWE의 민사소송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옥수수와 감자를 재배하며 관광 가이드 일도 하는 이우야는 집 근처 팔카코차 호수의 수위가 높아져 집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며 2015년 소송을 냈다.

그는 산업화 이후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의 0.47%가 RWE에서 나왔다며 1만7천유로(2천700만원)를 청구했다. 소가는 홍수를 막기 위한 댐 건설비용의 0.47%로 산정했다.

1심은 홍수 위험의 책임을 RWE에 물을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이 2017년 원칙적으로 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보고 증거를 수집하기로 하면서 승소 가능성이 생겼다.

법정 출석한 원고 사울 루시아노 이우야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부는 2022년 원고가 사는 마을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했다. 이날부터 사흘간 증거 조사에서는 토양 샘플과 드론 촬영 사진 등으로 구체적 피해 산정을 시도한다.

RWE는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본사에서 1만㎞ 이상 떨어진 안데스 산맥 홍수 위험의 책임을 지우는 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대변인은 언론에 "독일 법률에 따라 그런 청구가 가능하다면 모든 운전자도 책임을 져야 한다.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사회정치적으로도 잘못된 방식"이라며 "기후변화라는 전지구적 문제를 법원에서 소급할 게 아니라 국가 간 차원에서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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