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모드·UGC 정식 지원" 창작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게임
새로운 게임 개발 요람 되기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업계가 그간 정식으로 지원하지 않던 모드(mod)나 이용자 창작 콘텐츠(UGC) 제작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면서 게임을 하나의 창작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있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달 28일 얼리 액세스 버전 출시를 앞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에 오는 5월 중 모드 제작 기능을 공개한다.
'인조이' 제작진은 지난 19일 쇼케이스 방송을 통해 "모드 제작을 편리하게 할 수 있게끔 '마야'나 '블렌더' 같은 (3D 개발) 프로그램에 플러그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인조이'의 원활한 모드 지원을 위해 모드 관리 플랫폼 '커스포지'(Curseforge) 운영사 오버울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모드는 게임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해 주는 이용자 제작 개조 파일이다.
모드는 단순히 게임 속 각종 수치를 임의로 조절하거나 제작사가 손을 놓은 버그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기존 게임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아이템·맵을 추가하거나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 넣는 것까지 다양하다.
그간 많은 게임사는 보안 문제, 브랜드 이미지 변질 가능성을 우려해 모드 제작에 비협조적이었고, 일부는 적극적으로 막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용자 참여를 통한 게임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개발사가 이를 정식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모드 제작 생태계가 활성화된 게임으로는 '엘더스크롤'·'폴아웃' 시리즈가 유명하다.
세계 최대 게임 모드 사이트 넥서스모드(Nexusmods)에 등록된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의 모드는 10만6천개, '폴아웃 4'는 6만5천개에 달한다.
게임 제작사 베데스다는 이런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2017년 자체 검수를 거친 모드를 유료로 판매하는 장터 '크리에이션 클럽'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자유로운 창작과 공유를 기본으로 하는 모드의 특성상 이를 상업화하는 '크리에이션 클럽'의 시도는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은 입점한 각각의 게임과 연동된 '창작마당'을 통해 모드 제작과 공유를 돕고 있다.
이용자들은 누구나 손쉽게 자기가 만든 모드를 창작마당에 업로드하거나, 남이 만든 모드를 구독해 게임에 추가할 수 있다.
UGC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UGC는 게임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제작 기능을 이용해 이용자가 만든 콘텐츠다.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3의 다양한 사용자 제작 맵(속칭 '유즈맵')도 일종의 UGC로 볼 수 있다.
넥슨은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방대한 아트, 음악 등을 활용해 게임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창작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지난해 4월 정식으로 출시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고, 넥슨도 이에 주목해 '바람의 나라' 초창기 모습을 재현한 '바람의나라 클래식', 현재는 서비스 종료된 '야생의 땅: 듀랑고'를 간단한 2D 그래픽으로 재현한 '듀랑고: 잃어버린 섬' 등을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통해 정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크래프톤도 지난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PUBG)' 내에 향후 UGC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는 지난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PUBG는 단순한 배틀로얄 게임을 넘어 다양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인기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를 서비스하는 에픽게임즈도 2023년 언리얼 엔진 및 포트나이트 기반의 콘텐츠 창작 도구 'UEFN'을 공개하고 창작자들이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끔 생태계를 개방했다.
UGC나 모드는 새로운 게임이 만들어지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세계적 인기 e스포츠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워크래프트 3의 인기 사용자 제작 맵 '도타 올스타즈'에서 유래했다.
또 많은 1인칭 슈팅게임(FPS)에 영향을 준 밸브 소프트웨어의 '카운터 스트라이크'도 원래는 이 회사가 만든 '하프 라이프'의 모드에서 유래했다.
게임 생태계에 지속적인 생명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창작의 발판이 될 모드, UGC에 대한 게임 업계의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jujuk@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산청 산불 실종자 2명 숨진 채 발견…4명 사망·5명 화상(종합3보) | 연합뉴스
- 의성 대형산불 원인은 '성묘객 실화'…"당사자가 직접 119신고" | 연합뉴스
- 숨진 '부동산 강사' 누운 상태로 공격 당해…아내 영장 재신청 | 연합뉴스
- "여자는 때려야 말 잘 들어"…고데기로 연인 고문한 20대 실형 | 연합뉴스
- 아파트 관리비 수억원 횡령한 경리 16일만에 체포…"빚 갚았다"(종합) | 연합뉴스
- 세계실내 金 우상혁 "커 목말 타고 감격…도쿄까지 행복한 점프" | 연합뉴스
- '라이벌이자 영웅' 알리 떠나고 9년 뒤 눈 감은 복싱 전설 포먼 | 연합뉴스
- "왜 귀가 늦어" 아내 때린 남편 무죄…"술주정 말리다 난 상처" | 연합뉴스
- 홍명보호, 이강인·백승호·정승현 소집해제…대체발탁은 않기로(종합2보) | 연합뉴스
- 조진웅도 세금 11억 추징…"세법 해석差,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