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려다 왕복 100만 원?”.. 황금연휴 항공권 ‘대란’에 한숨만

제주방송 김지훈 2025. 3. 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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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난에 폭등한 항공권 가격.. 4인 가족 왕복 ‘100만 원’ 시대?
제주노선 증편 ‘청신호’에도.. 관광업계 ‘실효성’ 강화 촉구


“이럴 바엔 해외여행이 낫겠어요.”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제주를 찾으려던 여행객들이 항공권 대란에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편도 20만 원을 넘긴 비즈니스석만 겨우 남은 상황에, 4인 가족 기준 왕복 항공료만 100만 원을 육박하면서 기대했던 ‘힐링여행’이 ‘부담여행’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관광업계는 "제주 관광이 완전한 회복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의 하계 항공편 증편 계획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여전합니다.

항공권 검색사이트에서 5월 6일 제주~김포행 항공권 매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 “김포행 표가 아예 없어요”.. 연휴 앞둔 제주행 ‘항공권 대란’ 현실화

17일 항공권 예약 사이트에 따르면, 5월 3일부터 6일까지의 김포발 제주행 항공권은 이미 대부분 매진된 상태입니다.

남은 항공권은 주로 저녁 늦은 시간대 일부 비즈니스석뿐이며, 가격은 편도 기준 12만 원에서 20만 원에 달했습니다.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제주발 김포행 항공권은 ‘전량 매진’된 상태입니다. 대체편으로 선택한 5일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남은 좌석은 드물고, 가격은 더 비싸졌습니다.

항공권 대란에 일부 여행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즈니스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이모(41) 씨는 “2주 내내 매일같이 항공권을 검색했지만 좌석은커녕 예약조차 못했다”리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결국 비즈니스석이라도 예약했다는 그는 “왕복 100만 원을 넘게 들 텐데, 차라리 이럴 바엔 해외여행이 더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하계 노선 확대.. “해결책 될까?”

이러한 혼란 속에서 국토교통부가 3월 말 발표할 예정인 ‘하계 항공편 운항 스케줄’에 제주노선 증편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을 비롯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제주노선 증편을 추진 중이며, 국토부에 증편 신청도 마친 상태입니다.

관광업계는 이번 증편이 제주 관광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제주 관광 수요가 정점을 찍을 5월에 맞춰 항공편이 늘어난다면 상황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며, "다만, 이 시점에서의 증편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 “증편만으로는 부족.. 실효성 높여야”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증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운항 편수는 코로나19 직후인 2022년 17만 1,754편에서 지난해 15만 6,533편으로 8.8% 감소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제선 운항 편수는 98%, 거의 두 배 수준 증가해 항공사들이 국제선에 집중하는 흐름이 한층 더 두드러졌습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 노선 증편이 이루어지더라도 항공사들이 수익성 높은 국제선에 집중하는 구조를 즉시 바꾸기란 쉽지 않다”라며, “일시적인 좌석난 해소는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선 확충을 비롯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가장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황금 노선’인 김포~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중대형 기종을 투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국제선 편중도 등 항공사들의 여력 문제를 감안할 때 실현 여부 자체는 불투명해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 제주도 “지원책 실효성 높여야”

제주도는 항공권 대란에 대응해 관광 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고 나섰습니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4월부터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 적립률을 기존 10%에서 15%로 상향하고, 충전 한도도 확대해 관광객 소비 유도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또한 단체 수학여행객 할인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해 제주 여행 수요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항공편 확대에 맞춰 숙박, 교통, 음식 등 분야별 수용 태세를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며,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하는 관광환경을 조성해 제주 관광 회복을 실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운데)가 17일 오전 제주도청 한라홀에서 열린 3월 주간 혁신성장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오 지사는 하계 항공 노선 확대에 맞춰 제주 관광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제주도청 제공)



■ “관광객 불편 최소화 시급”


관광 업계는 항공권 부족 사태가 단순히 좌석난만 아니라.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탐나는전 혜택 확대와 같은 정책들이 실효성을 높이려면, 현장 수요를 반영한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면서, “제주가 더 이상 ‘비싸고 불편한 여행지’라는 인식이 자리 잡지 않도록, 정책 당국과 현장 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증편에만 기대서는 한계가 있다”라며, “여름 성수기를 앞둔 지금이야말로 여행객 불편을 줄일 실질적 대책과 중장기적 관광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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