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주주환원, G20 최하위권…“주주환원 확대해 기업가치 높여야”
한국 기업의 주주 환원 수준이 주요국 중 최하위라는 조사가 나왔다. 이에 주주 보호 수준이 낮은 한국이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7일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의 주주 보호 점수가 6.8점으로 주요국 중 12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이 주요 20개국(G20) 중 16개국의 3560개 기업(2019~2023년 기준)을 분석한 결과(중국·호주·사우디아라비아 제외), 국내 기업의 주주보호와 주주환원 수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진의 사적이익 추구를 제재하는 규제 수준을 측정한 사적이익 추구 방지지수(0.47)도 영국(0.95)·미국(0.65) 등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배당 성향은 27.2%로 가장 낮았고, 영업 현금 흐름 대비 주주환원(배당금 지급·자사주 매입) 규모도 0.2배로 튀르키예와 아르헨티나(각 0.1배)에 이어 가장 낮았다. 주주환원 방식도 배당금 지급에 쏠려 미국·영국·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또한 주주보호가 취약한 그룹에서 주주환원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등 대규모 ‘자본적 지출’이 필요한 고성장 산업에서는 주주환원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와 같은 정보기술(IT) 부문의 경우 주주환원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지 않았다. 이 업종의 경우 자본투자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더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선임 한은 차장은 “주주보호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선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제고에 효과적일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일반주주 보호,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의 투자자 신뢰 제고 등을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꾸준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성장 산업의 경우 업종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차장은 “자본적 지출 확대를 통한 주주이익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가 병행되는 구조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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