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버린 '식빵 테두리'로 기막힌 아이디어…"맛있다" 고객 호평

정진우 기자 2025. 3. 17. 14: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워홈이 사내식당과 제조시설 등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식자재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이른바 '푸드업사이클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순환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등 기업의 환경·경제·사회적 책무를 다하면서다.

아워홈은 올해 1월 식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빵 테두리를 활용한 냉동 쿠키 생지를 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다크 초콜릿 피칸, 더블 초콜릿, 마카다미아 말차까지 3종이다. 전국 사내식당과 B2B 채널에 공급 중이며 일반 소비자용 완제품 쿠키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워홈 안산공장의 샌드위치용 빵 제조 과정(식감을 위해 식빵 테두리 제거)에서 매월 2~3톤의 식빵 테두리가 발생한다. 기존 식빵 테두리 일부는 폐기하거나, 가축 사료로 활용됐는데 식빵 테두리에 부가가치를 더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거쳐 푸드업사이클링에 성공했다.

식빵 테두리 부산물은 빵가루 형태로 분쇄돼 쿠키 제조 시에 활용된다. 푸드업사이클링 빵가루를 쿠키에 넣으면 꾸덕한 식감과 함께 고소함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쿠키의 식감과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빵가루 투입량을 찾아내기 위해 오랜 기간 연구개발 기간을 거쳤다.

무엇보다 아워홈 베이커리팀은 푸드업사이클링 쿠키 개발 과정에서 '식품 안전성'을 최우선 고려 요소로 두고 개발했다. 식빵 테두리 부산물이 나오면 즉시 분쇄해 냉동시켜 오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또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적용해 철저한 관리 체계를 구축했고 냉동 생지의 대량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등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실제 전국 구내식당 베이커리 코너에서 접해본 고객들 사이에서 '일반 쿠키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촉촉하고 담백한 맛이 더해진 것 같다'는 긍정적인 평이 나오고 있다.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B2B 채널 판매 강화에 나서며, 추후 수요를 반영하여 B2C 제품으로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워홈은 또 획기적인 푸드업사이클링 빵가루 활용 방안을 내놨다. 빵가루를 활용해 발효종을 개발한 것이다. 식빵 등 제조 시 이 발효종을 첨가하면 글루텐의 연화작용으로 빵의 부피감을 살릴 수 있다.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은 물론 더욱 깊고 진한 풍미를 낸다.

아워홈은 원료 수급부터 발효종 생산, 완제품 제조까지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빵 가루를 이용한 발효종 생산 기술에 대한 특허도 출원 중이다. 이와 함께 두부를 생상하는 계룡공장에서 발생하는 콩비지를 분말화해 땅콩쿠키로 상품화하는 방안을 추진, 완료하는 등 푸드업사이클링 연구개발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한편 아워홈은 지난해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시알 파리 2024(SIAL PARIS 2024)'에서 구씨반가 청잎김치로 간편식 부문(Ready Meals/Catering)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시알 파리는 독일의 쾰른식품박람회(ANUGA)와 일본 도쿄식품박람회(FOODEX JAPAN)와 함께 세계 3대 식품 박람회다.

시알 파리 2024에는 전 세계 205개국, 7500여 개 업체가 참가했고 출품작은 무려 40만여 개에 달했다. 이 중 세계 식품트렌드와 부합하고 혁신적 아이디어가 반영된 제품을 꼽아 16개 부문에서 'SIAL 혁신상 셀렉션'으로 선정하고 최우수 제품에게 그랑프리를 수여한다.

구씨반가 청잎김치는 글로벌 주요 산업 키워드로 떠오른 '자원 선순환'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맛품질과 원료의 독창성 부분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아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구씨반가 청잎김치는 배추 수확 과정에서 제거되거나 우거지 용도로만 활용되던 배추 겉잎인 청잎을 45% 이상 업사이클링해 만든 수제 김치이다. 아워홈은 청잎 특유의 풋풋한 쓴맛과 거친 식감을 완화하기 위해 특별한 양념, 절임 배합을 설계하는데 오랜기간 연구했다.

쓴맛을 보완하기 위해 생선류의 액젓만을 사용한 특제 양념을 개발하였고, 최적의 양념 배합과 숙성 조건을 찾아내 청잎의 고소한 맛과 풍미를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 청잎김치 제품화를 시작했고, 본격적인 B2C 시장 공략을 위해 작년 5월 프리미엄 제품 '구씨반가 청잎김치'를 출시했다.

배추, 고춧가루, 무 등 김치의 핵심 재료를 모두 국내산으로 사용해 높은 품질의 맛을 유지하면서, 부산물로 여겨지던 청잎을 김치의 원료로 재해석하여 그 가치를 새롭게 발견했다. 푸드업사이클링이 활발한 미국과 유럽에서도 청잎김치의 가치를 인정하며, 아워홈에 유통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유럽 시장 등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며 "박람회 기간 동안 각국 유통사 및 대형마트 관계자와 미팅을 진행했고 적합한 전략적 파트너를 선정해 제품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