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댄스'의 전설, SK의 심장 자밀 워니의 찬란한 이별 무대

전슬찬 2025. 3. 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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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자밀 워니

은퇴를 선언한 자밀 워니(31)가 서울 SK의 정규리그 조기 우승을 이끌며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워니는 16일 원주 DB와의 원정 경기까지 SK가 치른 46경기에 전부 출전해 평균 34분 24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23.5점, 12.3리바운드, 4.5어시스트라는 눈부신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현재 리그 득점, 필드골 성공, 2점 성공, 수비 리바운드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워니는 올 시즌 라운드 최우수선수상(MVP) 4개 중 3개를 획득했다. 2015-2016시즌 라운드 MVP 제도가 도입된 이래 한 시즌에 3회 수상은 워니가 최초다. 그는 이미 외국인 정규리그 MVP를 2020년, 2022년, 2023년 세 차례 수상해 조니 맥도웰, 라건아와 함께 최다 수상 타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이 상을 한 번 더 받게 된다면 역대 최다 수상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미국프로농구(NBA) G리그와 중국 리그를 거쳐 2019년 한국에 입성한 워니는 여섯 시즌 내내 SK에서만 활약하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SK의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2021-2022시즌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다.

워니의 강점은 골 밑 플레이뿐만 아니라 외곽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올 시즌 SK가 속공 위주의 빠른 농구로 전술을 변경하자, 워니 역시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변화시켜 활동량을 높이며 팀 전술에 완벽하게 융화됐다.

성실함과 독보적인 기량으로 워니는 SK 팬들에게 일반적인 외국인 선수들이 받지 못하는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홈구장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그가 활약할 때마다 '잠실! 원희!'라는 응원 구호가 프랜차이즈 스타 김선형의 응원 소리보다 더 크게 울려 퍼지기도 한다.

이처럼 성공적인 한국 생활을 해온 워니에게 이번 정규리그 우승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혀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공식 석상에서도 "앞으로 바뀔 수도 있겠지만, 내 마음에 변화는 없다"며 "농구 외에 다른 곳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하며 은퇴 의사를 굳건히 했다.

SK 구단에 따르면 워니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여러 가족과 친지를 한꺼번에 잃었다. 현재 몇 남지 않은 형제 상황에서 그가 아버지 역할을 해야 할 조카가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라고 한다. 구단은 워니가 조카를 직접 돌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설명했다.

SK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SK는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다. 워니가 자신과 SK의 두 번째 통합 우승에 기여한다면, 그의 '라스트 댄스'는 더욱 화려하게 팬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다만 SK 구단은 봄 농구가 끝난 후 애정과 존중을 담아 워니를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워니와 함께 팀의 성공을 이끈 김선형과 안영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3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가드 김선형은 SK 속공 농구의 엔진 역할을 하며 평균 13.5점, 4.6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했다. 기록도 우수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점수를 올리는 그의 클러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높이와 활동량을 겸비한 안영준은 가드부터 빅맨까지 상대 모든 포지션을 막을 수 있는 수비력을 갖춘 '완전체 포워드'로 거듭났다. 안영준은 평균 14.5점, 6.0리바운드, 1.4스틸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을 세웠는데, 이는 각각 국내 선수 중 1위, 2위, 6위에 해당한다. 지난 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함지훈(현대모비스) 이후 3년 만에 트리플더블(11점 10리바운드 10도움)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안영준과 김선형은 나란히 정규시즌 MVP 후보로 거론되며 치열한 '내부 수상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경우 구단이나 감독이 개입해 조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SK는 이에 개입하지 않는 분위기다. /연합뉴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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