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멜로 빛났지만…아쉬운 리메이크 '말없비' [시네마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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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유준(도경수 분)은 유학 중 팔목 치료를 위해 한국에 교환 학생으로 온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은 지난 2008년 국내서도 개봉했던 동명의 대만 영화가 원작이다.
원작 속 예술고등학교의 배경이 된 타이베이 단수이는 관광 명소가 될 만큼 영화만의 미장센의 특별한 정서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국내 버전에서는 공간이 모두 단순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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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피아니스트 유준(도경수 분)은 유학 중 팔목 치료를 위해 한국에 교환 학생으로 온다. 어느 날 신비로운 피아노 선율에 이끌려 도착한 학교 연습실, 유준은 정아(원진아 분)와 마주치고 금세 가까워진다. 첫눈에 반한 둘은 서로 호감을 느끼지만 정아는 연락처조차 알려주지 않고, 이들은 계속 엇갈리다 오해만 쌓여간다. 급기야 정아는 유준이 인희(신예은 분)로부터 고백을 받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큰 상처를 받게 되고, 유준은 정아의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은 지난 2008년 국내서도 개봉했던 동명의 대만 영화가 원작이다. 감독과 각본 주연까지 맡았던 저우제룬(주걸륜)은 이 작품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주목받았고 명장면 중 하나인 피아노 배틀신이 여전히 회자될 만큼, 여전히 대만 로맨스 명작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리메이크 버전은 배경이 예술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주인공 연령대가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스토리를 국내 정서와 맞는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주연배우인 도경수와 원진아는 자신들만의 색깔로 예상륜(저우제룬 분) 그리고 샤오위(구이룬메이(계륜미) 분)를 재해석했다. 이들 모두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 배우인 만큼, 첫눈에 반한 남녀의 운명적인 만남을 호기심과 떨림, 설렘을 담은 표현에 충실했다. '고양이 춤'을 함께 연주하는 장면은 비주얼 조화를 이룬 배우들의 케미로 장면에 더욱 집중하게 하는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배우들의 케미가 더 돋보였어야 했을 주요 장면에서 연출의 힘이 받쳐주지 못한 점은 아쉽다. 현대적 감성으로 영화를 재해석하려 했다면서도 요즘 젊은 세대들의 언어와 동떨어진 대사는 몰입을 방해한다. 되풀이되는 "우리가 만난 건 기적이야" 및 "힘들어지면 너랑 나랑 피아노만 있다고 생각해" "네가 어디 있든 내가 거기 있을게" 등의 대사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속칭 오글거리는 감상을 기피하는 대중들에게는 인내하기 어려운 시간이 지속된다.
원작의 백미로 꼽히는 피아노 배틀신은 영화에서 흘러가는 일부 장면에 지나지 않는다. '피아노 왕자'에 도전장을 내민 예상륜의 치열했던 배틀은 다소 밋밋하고 쾌감이 없는 연주신으로 흘러갔다. 영화적인 구성으로 흥미를 더했다면 보다 인상적인 장면이 됐겠지만, 담백한 연주를 택한 감독의 선택에 의문이 남는다. 리메이크작을 연출할 때 대개 원작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자 하지만, 굳이 결을 달리한 선택은 원작 팬들도, 새로운 관객들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려운 결과가 됐다.
원작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고유의 정서가 있었다. 원작 속 예술고등학교의 배경이 된 타이베이 단수이는 관광 명소가 될 만큼 영화만의 미장센의 특별한 정서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국내 버전에서는 공간이 모두 단순화됐다. 원작 속 공간이 만들어낸 공기를 옮겨오는 방식이 안일해지면서 리메이크작만의 미덕은 과연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곱씹어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비밀이 밝혀지는 후반부는 긴장감이 느껴지기보다 따분하고 느슨해진다.
영화 속 케미를케미를 더 풍성하게 채우는 이들은 배성우와 신예은이다. 배성우는 도경수와 부자지간 호흡을 맞추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진지하다 뜬금없는 '유부녀 드립'을 던지는 배성우의 양념이 웃음을 확실히 책임진다. 원진아와는 정반대의 매력을 지닌 신예은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신예은은 유준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활약한다. 주연 도경수 원진아와 더불어 조화로운 케미를 보여준 배우들의 호연이 리메이크 연출의 아쉬움을 살렸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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