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저래도 불만"…`뜨거운 감자` 된 대한항공 마일리지 통합
'카드사·탑승 적립' 가치 차등 불가피
대한항공의 메가캐리어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합병 이후 마일리지 정책이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 방식과 전환 비율 산정은 소비자 불이익으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전환 비율 결정 과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각각 1마일당 15원, 11~12원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1대 1 비율 통합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이달 중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미국 법무부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두 항공사 합병이 확정되면 대한항공은 6개월 내 통합 마일리지 정책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두 항공사 이용객들의 관심은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쏠리고 있다. 특히 통합 비율이 조정될 가능성에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보유 이용객들의 반발은 고조된 분위기다. 올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이용객들이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9758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 이용객들은 '통합 형평성 유지'와 '혜택 축소 우려', 이용자 입장에서의 '간편성' 등을 근거로 1대 1 등가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일리지가 낮은 비율로 전환될 경우 자산 가치를 잃게 될 것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용객들의 불이익 최소화 차원에서 1대 1 비율 전환 방식을 택한 과거 해외 합병 사례도 돋보인다. 2008년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의 합병과 2010년 유나이티드항공과 컨티넨탈항공의 합병, 2013년 아메리칸항공과 US 에어웨이즈의 합병 사례를 보면 이들 항공사는 모두 1대 1 비율로 마일리지를 통합했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보유한 한 이용객은 "합병 전 마일리지 소진을 하려했으나 아웃백이나 이마트 등의 사용처는 모두 계약종료로 사용할 수 없는데다가 자사 쇼핑몰에서 상품 구매만 가능토록 하고 있다"며 "쇼핑몰 내 상품은 고작 스무개 수준에 그치는 것은 물론 그마저도 매진으로 구매 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등가 통합에 따른 대한항공 이용객 반발도 외면할 수 없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사용 가능 좌석수를 타 항공사 대비 넉넉히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객들은 여전히 좌석 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적립 기준이 높은데다가 성수기나 인기 노선에서는 마일리지 좌석 확보 자체가 어려워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보유 이용객까지 유입되면 좌석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항공업계는 마일리지 통합 과정에서 카드 사용으로 적립된 마일리지와 항공편 탑승으로 쌓은 마일리지간 가치 차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 적립 마일리지는 제휴사와의 계약으로 제공되는 보너스 개념으로 항공사 부채로 인식된다.
반면 탑승 마일리지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보상으로 항공사의 실질적인 수익과 연관이 있어 더 높은 가치가 부여될 수밖에 없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마일리지 전환 비율은 마일리지 보유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단순히 항공사 통합을 넘어 고객 자산 가치를 보장하는 것이 성공적인 합병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항공사 차원에선 통합 기준과 비율, 적용 방식 등을 이용객들에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의 검토 과정에서의 소비자 권익 보호 방안도 강조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수 직후 약 2년간의 자회사 운영기간 동안 다양한 사용처 준비와 통합 시점 합리적인 통합방안을 마련해 고객 우려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중 미국 측 승인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필수 신고국 14개국의 승인을 모두 확보하게 돼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이후 4년여 만에 통합 항공사 출범이 가능해진다.
현재 대한항공은 영국 글로벌 항공 컨설팅·평가 기관 스카이트랙스 선정 기준 세계 항공사 순위 약 11위, 아시아나항공은 약 37위에 위치한다. 시장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출범할 메가캐리어는 글로벌 항공사 순위 상위 10위 안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있다. 통합 이후에는 연간 7000만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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