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 한국에 달렸다? “HBM 공급 장악... 병목현상 가능성”
인공지능(AI) 시대에 전세계적인 공급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핵심 지역이 한국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AI 산업에서 핵심 하드웨어는 한꺼번에 수많은 연산을 처리하도록 돕는 AI 가속기다. 기존 컴퓨터 부품 중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가속기로 가장 적합했기 때문에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AI 시대의 선두 기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은 한국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4일 “HBM 시장에서 AI의 병목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HBM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는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마이크론도 내년에 생산될 HBM은 대부분 팔린 상태인데다 두 회사가 용량 확장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HBM 생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했다.
엔비디아의 새로운 AI 가속기인 블랙웰은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인데, 블랙웰에는 5세대 HBM인 HBM3E의 12단 제품이 대거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 8단과 12단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고, 12단 제품은 지난 달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블랙웰로 출시로 HBM3E는 내년 HBM 시장에서 8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웰은 현재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보다 데이터 연산 속도가 2.5배 빨라 아마존과 MS, 구글 등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출시 전부터 주문해놓은 상태다. 트렌드포스는 “블랙웰 생산으로 5세대 HBM3E가 주도권을 잡아 HBM 평균 가격도 18%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수익성을 156% 증가시키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차기 AI 가속기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들이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벌어질 공급 부족 현상은 당장 SK하이닉스 등 HBM 생산업체에는 반가운 상황이다. 하지만 AI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 수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압박과 감시를 더 강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HBM 칩 부족 현상으로 미국은 삼성과 SK 하이닉스의 본거지인 한국에 대중 수출을 제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의 추가 칩 제재에는 일부 고사양 HBM 버전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 미국 정부의 관심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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