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령이 형은 사람이 아니다, 눈도 안 좋다는데…” 박해민? 정수빈? KIA 26세 백업 외야수의 ‘호령존’ 예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호령이 형은 사람이 아니다.”
KIA 타이거즈 왼손 외야수 박정우(26)는 올 시즌을 기점으로 1군 붙박이 백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작년까지 이 롤은 오랫동안 김호령(32)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박정우의 가능성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본다. 외야가 약한 팀에 가면 당장 붙박이 주전을 할 만하다는 시선도 있다.
박정우는 이미 KIA 1군 외야수들 중에서 가장 수비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깨가 상당히 좋고, 날렵하다. 타구판단능력과 대응능력 모두 빼어나다. 그리고 스피드를 바탕으로 원 히트-투 베이스 능력, 도루 능력을 갖췄다. 퓨처스리그에선 이미 2023시즌 도루왕(32개)을 차지했다.
결정적으로 타격에 재능이 있다. 1군에서 드문드문 36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26타수 9안타 타율 0.346 7타점 9득점 OPS 0.908.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54를 기록했다. 더 이상 2군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으며, 1군에서 역할 확대를 모색하는 게 맞다.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도 데뷔 첫 3루타에 결정적 좌중간 다이빙캐치까지. 짧은 시간 강력한 임팩트를 뽐냈다. 여기서 더 고무적인 건, 박정우가 당장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움직인다는 점이다.
박정우는 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나는 그런 걸(다이빙캐치) 많이 보여줘야 한다. 수비에선 실수를 하면 안 된다. 타석에도 한~두 번 나가는데, 그 한 번이 너무 소중하다. 출루가 제일 중요하다. 어설프게만 죽지 말자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절실한 마음이다. 박정우는 “아직 1군이 내 자리는 아니다. 언젠가 못하면 2군에 내려가야 한다. 아직 1군 선수가 아니니까 계속 지금처럼 보여주면, 포스트시즌 때 감독님이 고민은 한번 해주시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가는 게 현실적 목표인 셈이다.
박정우는 수비와 출루 중에선 그래도 수비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가도 대수비로 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는 수비도 자신이 1등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박정우는 “정수빈 선배님도 박해민 선배님도 수비를 잘 하지만, 내 눈에는 아직도 호령이 형이 최고”라고 했다.
실제 김호령은 수비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원한 숙제와도 같은 타격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해 2군에 있지만, 박정우가 가장 감사한 선배 역시 김호령이다. 2군에서 함께 생활하며 외야 수비의 모든 것을 전수한 듯하다.
박정우는 “2군에서 같이 있으면 사람이 아니다 싶다. 내가 항상 라이트로 나가고 호령이 형은 센터로 나간다. 눈도 안 좋다는데 수비하는 것만 보면…좌중간으로 빠졌다 싶은 공도 다 잡는다”라고 했다. 팀에선 경쟁 관계지만, 박정우는 김호령을 진심으로 리스펙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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