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뒤면 갈 것 같다”는 수군거림 속, 켈리는 ‘5시즌 반’을 마라토너처럼 달렸다
프로야구 LG의 한 현장 관계자는 지난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 고별식 이후 켈리와 함께했던 세월을 더듬으며 “언제 아팠던 적이 있었나, 기억이 없을 정도로 꾸준히 해줬다. 정말 고마운 선수”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켈리는 2019년 LG 유니폼을 입은 뒤 지난해까지 5년간 선발로 144경기를 뛰었다. 같은 기간 켈리 다음으로 선발로 많이 등판한 선수는 130경기의 요키시(전 키움)였다. 국내투수 가운데는 선발 125경기의 삼성 원태인이 뒤를 잇는다. 또 켈리는 지난해까지 5년간 875.2이닝을 던졌다. 기간 최다 이닝 투수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켈리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역시 요키시로 773.1이닝을 던졌다.
켈리는 19경기에서 113.2이닝을 던진 올시즌을 다 마치지 못하고 LG 유니폼을 벗게 됐지만, 5시즌 반이나 LG 에이스의 길을 걸어왔다. 2021년에는 좌완 앤드류 수아레즈,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아담 플럿코 같은 뛰어난 외인투수들이 LG 마운드를 지켰지만 켈리처럼 기복 없이 선발진의 ‘상수’였던 이름은 없었다.
출발선에서의 켈리를 생각하면 반전이었다.
켈리는 2019년 LG 입단 뒤 개막 즈음까지는 팀 관계자들 사이의 기대감이 거의 바닥이었다.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패스트볼 구속이 140㎞ 전후에 머물렀다. 그즈음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어디 아픈가 아닌가. 외국인투수 직구 구속이 저렇게 안 나올 수 있나”라는 수군거림이 이어졌다. 또 개막 이후에도 구속이 눈에 띄게 올라오지 않자 현장과 프런트 주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길게 함께 하기 힘들 것 같다. 대체 선수를 준비해야할 거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모두의 착각이었다. 켈리는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로 첫해부터 시즌 중후반으로 가면서 상승세를 타더니 14승12패 평균자책 2.55라는 ‘에이스 지표’를 데뷔 시즌부터 찍었다. 그렇게 올해까지 통산 73승46패 평균자책 3.25를 기록했다.
켈리의 부재는 LG 선수들과 스태프, 프런트에게도 낯선 시간일 수 있다. 켈리 없이 시즌을 치른 기억도 5시즌 반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새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조만간 팀에 합류해 켈리의 선발 빈자리를 메우겠지만, 1군 선발 마운드에 서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 이번 주 입국하더라도 일본을 한 차례 다녀와야 하는 등 취업 비자 발급 절차가 필요하다. 일단 구단에서는 1군 등판까지 약 2주가 걸릴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LG는 디트릭 엔스와 최원태, 임찬규, 손주영 등 기존 로테이션에 한두 명 대체 선발이 필요할지 지켜봐야 할 전망. 장마 전선이 한반도 상공을 오가는 가운데 새 외인투수 합류 전까지는 적절한 우천 취소로 선발로테이션이 원활히 돌아가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팀 내서 나오고 있다. 켈리는 LG에서는 너무도 특별했던 이름이었다. 이제 LG는 늘 한결 같이 로테이션 속에 있던 켈리가 없는 시간에도 적응해야 할 때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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