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망했다고? "이대로면 끝나"…애 낳으라지만 "이상한 나라"
이지은 기자 2024. 5. 29. 14:10
우리나라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는 지난해 평균 0.72명.
분기 기준으론 0.6명대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저출산 때문에 "한국은 망했다"던 석학에게 더 낮아진 출산율을 보이니 이런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조앤 윌리엄스/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법대 명예교수: {한국이 완전히 망했다고 했잖아요?} 네 맞아요. {작년 4분기 출산율은 0.65로 또 떨어져요.} 정말 충격적이에요. 큰 전염병이나 전쟁 없이 이렇게 낮은 출산율은 처음 봅니다. 숫자가 국가비상사태라고 말하잖아요.]
평생 일과 가정의 양립을 연구한 윌리엄스 교수에게도 한국의 경우는 낯섭니다.
[조앤 윌리엄스/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법대 명예교수: (출산과 양육은) 저도 어려웠고 제 딸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극단적으로 긴 근무 시간이 당연한 직장 문화에서 일하지는 않았어요. 아직도 저출산을 유발하는 이런 이유를 가진 한국이 이상합니다.]
한국에서 아이를 낳으려면 누군가는 경력을 포기해야 하는 극단적인 구조라는 얘기입니다.
[조앤 윌리엄스/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법대 명예교수: (한국은) 일터에 늘 있는 이상적인 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된 직장 문화와 아이를 돌볼 어른을 꼭 필요로 하는 가족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두 시스템은 함께 갈 수가 없습니다.]
돈의 가치가 앞선다면 출산 앞에서 선택은 뻔하다고 지적도 했습니다.
실제로 2021년 한 조사에서 OECD 국가 대부분이 '가족'을 1순위로 꼽았지만, 한국은 '물질적 성공'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조앤 윌리엄스/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법대 명예교수: 한국에서 아이를 갖는 건 아주 나쁜 경력일 뿐입니다. 물질적 성공이 매우 중요한 사회에선 계산을 합니다. 풍요가 우선인데 여성들이 왜 그런 선택(출산)을 하겠어요? 앞뒤가 안 맞는다는 거죠.]
일터로 돌아온 엄마가 '별로'라는 낙인도 한몫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조앤 윌리엄스/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법대 명예교수: 한국이 젊은 여성들을 훈련하곤 엄마가 된 뒤 노동력에서 밀어내면서 버리는 GDP를 생각하면 경제적으로도 말이 안 됩니다. 비정규직이 된 당신 경력도 끝나고 나라 경제도 끝납니다.]
이 시점에 한국 정부가 보육에 돈을 붓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윌리엄스 교수는 말했습니다.
직장 문화부터 생애주기에 맞게, 아이가 학교 가기 전 6년만이라도 바꾸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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