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건조해진 피부... '집에서부터' 보호하는 방법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피부를 지키기 위해 차가운 바람, 부족한 수분과 싸워야 할 계절이 왔다. 매서운 바람은 피부를 붉고 거칠게 만들고 실내 난방은 우리 몸의 수분을 앗아간다. '미국 피부과 학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에 따르면 겨울에 자주 외출하고 스키 등을 즐기며 계절을 만끽하는 것이 활활 타오르는 불 옆에 앉아 있는 것만큼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차갑고 건조한 환경 속에서 연약한 피부를 지키기 위해 일상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미국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와 함께 알아본다.
실내 온도는 너무 높지 않게, 가습기 틀기
바들바들 떨리는 몸, 차갑게 얼어붙은 손과 얼굴, 집에 들어서자마자 푸근한 기운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춥다고 집 안 온도를 너무 높이면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 '미국 정골피부과학대( American Osteopathic College of Dermatology, AOCD)'는 난방으로 인한 높은 온도로 집안 공기가 지나치게 건조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살짝 선선하다 싶은 정도인 20~24도를 유지할 것을 권했다.
가습기도 필수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집이나 사무실에 가습기를 사용하면 공기 중 습도를 높여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집 전체 혹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방에 가습기를 놓고 실내 습도를 30~50% 정도로 유지한다. 자는 동안 밤새 가습기를 켜두는 것도 실내 습도를 높이고 피부를 지키는 방법이다.
샤워, 손 씻기...너무 뜨거운 물은 'No'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이는 것은 좋지만 너무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피부가 건조해진다. AAD에 따르면 미지근한 물로 5~10분 정도 짧게 샤워를 하면 피부 건조를 막을 수 있다. 샤워를 하는데 피부가 붉어졌다면 물이 너무 뜨겁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더욱 중요해진 손 씻기, 손을 씻을 때 역시 너무 뜨거운 물은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손이 붉어지고 껍질이 일며 가려운 경우라면(습진의 잠재적 징후) 뜨거운 물은 금물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차가운 물로 손을 씻어도 뜨거운 물만큼 세균을 제거할 수 있으며 피부 자극은 줄일 수 있다.
오일, 크림 등 보습 제품 추가한 스킨케어
스킨케어 역시 계절에 맞게 수분을 보존하고 자극을 줄이는 구성으로 변경하는 게 좋다. 일단 기본 스킨 케어에 오일, 크림 등 보습 제품을 추가하고 특히 토너가 피부를 건조하게 하는 경우 토너를 사용한 후 보습 제품을 덧바르도록 한다.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면 자극성 피부염일 수 있으므로 알파-하이드록시산(AHA)과 레티노이드가 함유된 스킨케어 제품은 피부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사용을 줄인다. AHA는 과일 등에서 추출한 수용성 유기산으로 피부 표면의 각질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사탕수수로 만드는 글리콜산은 피부에 닿으면 따갑고 화한 느낌이 들 수 있어 민감하거나 트러블이 있는 피부에 사용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레티노이드는 비타민A(레티놀) 골격의 화합물을 총칭하는 말로, 여드름, 건선 증상 완화는 물론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 메마르고 갈라지는 입술은 바셀린 등 보습 밤을 사용하면 촉촉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손을 씻거나 샤워 후 물기를 닦을 때는 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지 않고 두드려 말리거나 닦는 것이 수분 유지에 도움이 된다. 두드려 물기를 제거한 후 바로 팔, 다리는 물론 몸 전체에 바셀린, 스쿠알렌, 시어버터 등 보습 성분이 함유된 바디 로션 등을 바른다. 이러한 성분은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해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준다. 겨울철에는 펌프나 병에 담긴 로션보다는 튜브형 크림을 사용하는 게 좋다. 펌프형 로션은 묽고 물기가 많아 쉽게 증발해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지 못하고 피부 보호막을 얇게 형성해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흐린 겨울날도 자외선 차단제 발라야
흔히 자외선 차단제는 햇빛이 뜨거운 여름에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겨울에도 필수다. '피부암 재단(Skin Cancer Foundation)'에 따르면 맑은 겨울날, 특히 눈이 내렸거나 썰매, 스키 등을 탈 때 하얀 눈이 햇빛을 반사해 오히려 자외선 노출이 증가한다. 자외선은 피부암, 일광 화상, 주름 등 조기 피부 노화를 유발할 수 있다.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이라도 외출을 하려면 보습 성분이 포함된 SPF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르는 게 좋다. 날씨가 흐려도 자외선의 최대 80% 정도가 구름을 투과해 피부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핸드크림 필수, 순한 무향 바디클렌저 쓰기
손 씻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예전보다 훨씬 자주 손을 씻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잦은 손 씻기는 세균 제거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손이 거칠고 푸석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손을 씻고 난 후에 반드시 핸드크림을 바르는 게 좋다. 핸드크림을 바른 후에 면장갑을 끼면 피부가 크림을 훨씬 잘 흡수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집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화장실 청소 등을 할 때는 손을 보호할 수 있는 방수 고무 장갑을 착용한다.
샤워를 할 때 사용하는 바디워시, 비누는 피부의 천연 유분을 없애고 미생물 군집을 방해해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는 사람은 민감성 피부용, 무색소, 무향이라는 표시가 있는 제품을 찾아 사용하는 게 좋다. 보통 이런 제품에는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오일, 시어버터, 귀리 등 보습 성분이 함유된 경우가 많아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돕는다.
편하고 부드러운 옷, 충분한 수분 섭취
겨울에 입는 니트, 가디건 등 두꺼운 옷이 피부에 자극을 줘 가려움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를 보호하려면 면이나 실크 등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은 가벼운 옷을 입고 그 위에 두꺼운 니트나 스웨터를 입는다. 이렇게 입으면 따뜻할 뿐 아니라 마찰로 인한 피부 자극을 줄일 수 있다. 손을 보호하려면 장갑을 착용하되 양모 등이 자극이 될 경우 가죽 장갑을 선택하는 게 좋다.
건강한 식단과 충분한 수분 섭취 역시 겨울철 피부를 지키기 위한 필수 항목이다. 수분 섭취량이 적은 사람이 물을 더 많이 마시면 피부 보습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한 소규모 연구 결과가 있다.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가공식품,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피하고 필수 비타민, 미네랄,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피부는 물론 신체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
김근정 기자 (luna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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