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그 속에 담긴 희로애락

송용준 2023. 10. 27. 23: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6월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네 집 중 하나꼴인 전국 552만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른다.

대부분 보람과 위로를 받기 위해 동물을 입양하지만 반려동물 때문에 삶은 더 힘들어지고 스트레스는 감당할 수 없는 최대치까지 치솟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는 온몸으로 웃는다/이정섭/문학의숲/1만6800원

6월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네 집 중 하나꼴인 전국 552만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른다. 대부분 보람과 위로를 받기 위해 동물을 입양하지만 반려동물 때문에 삶은 더 힘들어지고 스트레스는 감당할 수 없는 최대치까지 치솟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학을 공부했고 뒤늦게 수의학에 뛰어들어 이제 약 25년 경력을 지닌 임상 수의사인 저자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돌보면서 만난 동물과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써내려갔다. 동물과 함께하는 삶에 대한 환상이 아닌 현실적인 측면을 기술했지만 그 속에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거나 분노를 느끼게 하는 사연들이 넘쳐난다.
이정섭/문학의숲/1만6800원
수려한 외모와 온순한 성격으로 인기 있는 리트리버를 좁은 아파트에서 키웠고 개는 운동 부족, 비만, 피부염, 관절염 등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한다. 개를 잘 키우려면 그에 어울리는 환경부터 갖춰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려견이 큰 병에 걸리면 어디까지 치료를 시도할 것이냐는 문제도 생각하게 한다. 한 발바리는 간 주변에서 종양이 발견됐다. 주인은 대학 동물병원에 입원시킨다. 하지만 병원은 발바리에게 실험하듯 여러 가지 약제를 투여했고 개는 스트레스로 버둥거렸다. 진료비만 수천만원을 넘겼지만 오히려 개는 오래 살지 못했다.

그래도 반려동물이 주는 행복은 크다. 선천적으로 한쪽 눈이 불구로 태어난 ‘후크’는 주인의 사랑 속에 항상 윙크하는 개로 거듭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견 ‘허쉬’는 좀처럼 입양자를 찾지 못했지만 편견 없이 이를 받아들이는 새 주인을 만나 오히려 주인을 더 기쁘게 하는 가족이 됐다.

다만 행복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진돗개와 핏불테리어를 교잡한 ‘왕초’라는 이름의 잡종개의 주인은 모란시장에서 활동하는 투견업자였다. 왕초는 매번 싸우고 나면 찢어진 상처를 봉합해야 했지만 주인은 돈을 아끼기 위해 전신마취를 거부한다. 그래도 왕초는 주인을 믿고 아픔을 참고 봉합수술을 견딘다. 주인은 더 나아가 아예 병원비를 아끼려 왕초를 혼자 치료하다 염증을 키우고 다리를 절단해야 할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주인은 투견에 나서지 못하는 왕초를 고기 취급한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저자는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시와 문학, 그리고 철학과 연결지어 풀어낸다. 그런 한편으로 “반려견은 애정만으로는 같이 살 수 없다”며 “통제와 애정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