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분 드린다"더니 막무가내로…'박정훈 진정 기각' 녹음 입수

'박정훈 진정 기각' 당시 인권위 녹음파일 입수
"1분 드린다" 압박…'인용 의견' 무시하고 기각

[앵커]

JTBC는 내란세력 옹호에 앞장섰던 국가인권위원회의 민낯을 집중 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인권위가 내란 사태뿐 아니라 고 채상병 사건 관련해서도 인권 수호보단 특정세력을 비호하려는 모습을 보인 게 확인됐습니다.

그 상황이 담긴 비공개 회의 녹음 파일을 저희가 확보했는데, 먼저 김휘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채상병 사건 당시 수사외압 의혹을 제기했다가 항명 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군인권센터는 박 전 단장이 인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지만 기각됐습니다.

JTBC는 기각 결정이 내려진 지난해 1월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 회의 녹음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위원장인 김용원 위원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판단 없이 안건을 종결하는 각하를 주장합니다.

[김용원/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2024년 1월 30일) :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가 보직해임 처분을 취소하라고 권고한다? 인권위 역사를 지금 이 사건으로 바꿀 만한가. 차라리 각하해 주는 것이…]

인권위 조사관이 판단 자체를 하지 않는 건 어렵다고 하자 기각으로 방향을 틉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3명 중 원민경 위원 1명은 기각에 반대했습니다.

3명이 모두 찬성하지 않으면 안건을 의결할 수 없는데도 김 위원은 표결을 강행하려 합니다.

[김용원/국가인권위 상임위원 (2024년 1월 30일) : 오늘 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원민경/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 (2024년 1월 30일) : 위원장님, 잠시만 쉬었다가 저도 생각을 정리하고…]

[김용원/국가인권위 상임위원 (2024년 1월 30일) : 아뇨.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표결을 실시합니다.

[원민경/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 (2024년 1월 30일) : 위원장님.]

1분 안에 찬성과 반대 중 하나를 고르라며 압박하더니, 결국 원 위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기각을 결정합니다.

[김용원/국가인권위 상임위원 (2024년 1월 30일) : 1분 후에 표결절차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분을 더 드리겠습니다.

[원민경/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 (2024년 1월 30일) : 잠시 휴회하시고…]

[김용원/국가인권위 상임위원 (2024년 1월 30일) :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1분도 충분히 경과한 것 같고 기권으로 정리하겠습니다. 기각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원민경/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 (2024년 1월 30일) : 동의하지 않습니다.]

김 위원은 회의에 앞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채상병 특검은 두 사람의 통화 내용과 기각 결정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원동주 영상디자인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