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승진은 옆자리도 몰라요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부장·차장·과장급 승진 인사를 했다. 인사 이후 며칠이 지났지만 직원들은 이번 인사에서 누가 발탁 승진했는지, 승진 대상자인데 누가 탈락했는지를 본인 말고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이맘때 사내 망을 통해 승진자 명단을 공지했지만, 작년부터 개별 통보로 바꿨기 때문이다. 2017년 기업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임직원 간 호칭을 ‘님(프로)’으로 통일한 데 이어, 수평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였다. 이번에도 승진자 본인에게만 이메일로 통보했다.
이런 탓에 진급 대상자 본인이 승진이나 탈락한 사실을 직접 이야기하지 않으면 사무실 옆자리 동료도 알지 못한다. 한 30대 직원은 “조기 승진을 했는데 주변에서 궁금해하는 눈치지만, 선배나 동기들 승진 여부를 모르는 상황에서 자랑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말을 안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승진자 발표를 개별 통보로 바꾼 것은 조기 진급이 확대되면서 생길 수 있는 위화감을 막으려는 취지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1년 조기 진급을 ‘발탁 승진’, 2년 조기 진급을 ‘발발탁 승진’이라고 표현해 왔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발발탁 승진’이 최대로 여겨졌다. 그런데 2021년 11월 ‘직급별 표준 체류 기간’을 폐지하고 MZ세대 임원 발탁 승진, 2년 이상 조기 승진 등 연차를 깬 인사가 속속 나오자 사내 분위기를 고려해 개별 통보로 바꿨다는 것이다.
직원 반응은 제각각이다. “승진이나 탈락을 두고 사무실 눈치를 볼 필요 없어 좋다”는 의견과 “호칭은 ‘프로’나 ‘님’으로 쓴다고 해도 어찌 됐든 진급 여부를 알아야 일할 때 고려할 텐데 전혀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의견이 갈린다.
승진 발표가 폐지된 지 1년이 되면서 사내 문화도 바뀌었다고 한다. 진급자가 부서나 주변 동료에게 식사나 술을 사는 ‘승진 턱’이 없어진 게 대표적이다. 3월 초 승진 축하 회식으로 대목을 누리던 삼성전자 주요 사업장 주변 식당가들은 승진 회식이 없어지면서 울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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