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미세플라스틱 유해 논란에 의료전문가 "현실적으론 불가능"

정심교 기자 2023. 1. 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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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 함승헌(한국산업보건학회 총무이사, 한국환경보건학회 기획이사)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마스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25일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과 전북대(김범석 교수, 생체안전성연구소장)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중에서도 매우 작은 나노 크기의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을 쥐의 기도에 투여한 결과, 폐가 손상당하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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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가 실내마스크 의무를 권고로 완화할 것인지 여부와 완화 시점을 논의하기로 한 17일 오후 서울의 한 쇼핑몰에 홍보 현수막에 마스크가 그려져있다. 정부는 자문위 권고안을 바탕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거쳐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방안과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 2023.01.17.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 함승헌(한국산업보건학회 총무이사, 한국환경보건학회 기획이사)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마스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25일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과 전북대(김범석 교수, 생체안전성연구소장)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중에서도 매우 작은 나노 크기의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을 쥐의 기도에 투여한 결과, 폐가 손상당하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폴리프로필렌(PP)은 일상에서 일회용품으로 흔히 접하는 플라스틱으로, 일회용 마스크의 주된 소재다.

연구를 주도한 KIT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 이규홍 단장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들을 부검했더니 폐에서 플라스틱 일종인 PP가 미세한 크기로 다량 검출됐다는 해외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PP를 사람이 흡입했을 때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 결과, 나노 크기의 PP에 기도가 노출된 쥐의 폐에서 염증성 손상이 발견됐다. 특히 호중구성 염증 반응이 관찰됐다. 호중구는 선천적인 면역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세포로, 사람의 혈액에 바이러스·세균·박테리아 같은 이물질이 외부에서 침입했을 때 이들을 막아내는 첫 번째 방어선이다. 이들 이물질이 몸속에서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활성화하면 폐속 호중구가 몰려들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또 이 연구팀은 사람의 폐암 상피세포주(A549)에 나노 크기의 PP를 노출하고 결과를 지켜봤다. 그랬더니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당한 것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이다. 연구팀은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신호전달경로(MAPK, NF-kappa B)를 통해 세포가 손상당했고, 염증이 유발됐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규홍 단장은 "이번 연구는 공기 중에 에어로졸 형태로 떠다니는 PP 입자에 호흡기가 노출될 때 폐 손상을 유발하는 기전을 동물실험과 세포주 실험을 통해 종합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며 "일상에서 공기 중에 떠도는 나노 플라스틱이 사람의 호흡기에 손상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마스크를 포함해 PP로 만드는 수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버려진 후, 수십 년에 걸쳐 입자가 잘게 분해되면 공기 중에 떠돌아 사람의 폐를 공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런데 일회용 마스크의 주재료가 PP라는 점에서, PP로 만든 일회용 마스크를 장기간 사용할 때 PP 입자가 사람의 호흡기를 공격할 수 있을까. 함승헌 교수는 "이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플라스틱을 나노 크기의 입자로 작게 만들려면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데다 일반적으로 마스크 착용 시 발생하는 일상에서의 마찰로는 플라스틱이 나노 크기로 쪼개지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까지 진행된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마스크에서 PP 입자가 작게 부스러져 나오는지 여부를 확인한 연구결과는 없다. 또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지려면 자외선과 바람 등에 수년 이상 노출돼야 한다. 함 교수는 "사람의 호흡기가 PP 입자에 노출될 때의 위해성을 확인하려면 노출된 시간과 농도의 관계가 중요하다"며 "마스크 착용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코·입이 PP 입자에 노출된 농도가 매우 낮다면 의학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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