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큰 그림 만들자” 검찰, ‘건진법사-통일교’ 이권 관여 정황 포착
“금융권은 윤한홍이 해결 가능” “건진법사가 尹 부부 등-통일교 만남 주선”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이하 가정연합) 인사에게 보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윤 의원뿐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과의 만남도 가정연합 측에 주선한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검찰은 전씨가 윤 정부에서 정치권과의 친분을 내세워 이권에 관여한 의혹을 수사 중이다.
16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지난해 12월 확보한 윤아무개씨의 휴대전화에서 이러한 의혹이 담긴 문자메시지 등 기록을 다량 확인했다. 검찰은 당시 전씨에 대한 강제수사와 함께 윤씨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윤씨는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기간을 포함해 2023년까지 가정연합 본부장으로서 대외 활동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전후 친분을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 윤씨는 지난 2022년 12월17일 오후 9시쯤 전씨에게 "큰 그림 함께 만들어보자"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두고 산업은행 등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의견 교환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윤씨는 "다녀와서 희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대표도 한 번 뵙겠다"고도 했다. 전씨는 1분 만에 "네, 금융권은 윤한홍 의원이 해결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윤씨가 '산업은행 PF'를 언급한 것은 산은의 부산 이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산은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국가균형 발전과 글로벌 금융 중심지 육성을 도모한다는 취지에 따라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 등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를 기점으로 제동이 걸렸고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현재는 사실상 좌초 상태다.
또 하나 주목되는 대목은 '희림'이다. 희림은 전씨 주체로 만들어진 연민복지재단 출연 업체 중 하나다. 연민복지재단은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대표로 있다. 전씨와 이 전 청장의 연민복지재단과 얽힌 희림은 윤 정부에서 도마에 올랐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전시를 여러 차례 후원한 사실이 알려진 게 이유다. 용산 관저공사 설계·감리 등 사업도 맡았다.
두 사람의 소통은 계속됐다. 전씨는 2022년 12월22일 오후 5시쯤 "윤한홍 의원, 대한체육회장과 점심 약속이 있는데 같이 하시겠느냐"며 "인연 맺으셔도 좋은 분"이라고 윤씨에게 알렸다. 윤씨는 "제가 참석할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윤 의원과는 별도로 뵙고 싶다고 했다. 윤씨는 이후 2022년 12월27일 점심자리에 윤 의원도 초대하기를 희망한다고 전씨에게 전했다. "윤 의원에게 말해보겠다"고 답한 전씨는 16분 만에 "윤 의원 참석한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씨가 윤씨에게서 '고문료' 명목의 돈을 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전씨는 다만 고문료의 성격에 대해 "(내 인맥을 이용해) 대통령 내외에 접근하기 위한 차원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윤씨가 이쪽(윤 정부) 정권에 가까운 사람을 만나려고 했던 것 같은데 힘 없는 나를 잘못 골랐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전씨는 윤씨에게 윤 전 대통령 부부나 국회의원 등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저널은 윤씨의 설명을 듣고자 윤씨를 포함한 여러 관계자들을 거쳐 접촉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현재 전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코인사업 사건 수사 중 이와 관련한 단서를 확보했다. 결국 전씨는 2018년 지방선거 경선 예비후보자 측에게서 윤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워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로 1월10일 기소됐다. 첫 재판은 지난 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전씨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별개로 전씨에게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을 부탁한 이들만 최소 5명인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경상북도 지역 출마자들이다. 전씨는 이 역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경상북도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은 잘 모른다"면서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과 이현동 전 국세청장은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앞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건진법사가 내 이름을 팔아 공천 장사를 했다"고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여러 의혹에 대해 수사의뢰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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