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쓰고 한강서 치맥해도 OK..메타버스에 올라타는 유통업계
현실보다 비싸게 팔린 구찌백..아바타에게 직접 파는 'D2A'도 부상
"10년 전 등장한 SNS처럼..발 빠르게 선점해야"
“저녁에 한강 편의점에서 치맥 어때?” “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 모여 놀 수 있는 곳. 바로 메타버스 속 세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자 유통업계가 가상 플랫폼 메타버스에 발 빠르게 올라타고 있다.
메타버스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동된 가상의 세계를 뜻한다. 처음엔 게임 속 세상으로 치부됐지만, 아바타로 구현된 개인이 서로 소통하고 소비하며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동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11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 한강공원맵에 ‘CU제페토한강점’을 열었다. 매장엔 삼각김밥과 핫바, 스낵 등이 진열됐고 한강공원 편의점의 꽃인 즉석 조리라면 기기가 설치됐다.
루프탑에는 한강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즉석 원두커피 머신과 의자도 마련했다. 점포 개점을 기념해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 아바타와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가 등장하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CU는 이 매장을 시작으로 제페토 내 인기 맵인 ‘교실’과 ‘지하철’에도 점포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다음 달 중순 호텔 업계 최초로 제페토에 서핑 호텔을 연다. 지난달 1일 강원도 양양에 개장한 서핑 전문 호텔 브리드호텔양양을 메타버스에 구현했다. 호텔 관계자는 “브리드호텔양양은 단순 숙박시설이 아닌 경험을 제공하는 호텔로 기획됐다”라며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마케팅 전략으로 주요 타깃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소통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호텔은 3D 공간 데이터 플랫폼 기업 어반베이스와도 협력해 온라인 경험을 강화할 방침이다.
GS리테일(007070)은 11월 말 메타버스의 원조격인 싸이월드에 쇼핑 채널을 선보일 예정이다. 싸이월드에 조성된 편의점 GS25, 슈퍼마켓 GS더프레시, 홈쇼핑 GS샵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향후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추가하고, GS리테일 전용 미니홈피도 개설할 방침이다.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도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올 하반기 모바일 TV와 연계해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고객이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쇼호스트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쇼핑하도록 하는 게 서비스의 골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가상피팅 서비스 ‘리얼피팅’을 출시해 1년간 누적 이용자 수 80만 명을 끌어모은 바 있다.
롯데정보통신(286940)은 지난 7월 가상현실(VR) 콘텐츠 및 메타버스 전문 기업 비전브이알을 인수했다.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VR 콘텐츠 특허를 보유한 기업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VR 커머스, 가상 오피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서비스를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유통업계가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고객과의 접촉이 제한된 현실과 달리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에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제페토 등 주요 메타버스 서비스 가입자는 각각 2억~3억 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소통을 넘어 상거래까지 영역이 확대되면서 유통업계의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아바타에게 입히는 디지털 의류를 파는 D2A(Direct to Avatar) 시장도 부상하고 있다. 지난 6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선 이탈리아 명품 구찌의 ‘디오니소스 디지털 전용 가방’이 4115달러(약 465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세계에만 존재하는 ‘한정판’ 가방으로, 들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실제 가방(약 3400달러)보다 더 비싸게 팔렸다. 최신 제품을 착용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제페토 속 ‘구찌 빌라’도 제페토 유저라면 꼭 방문해야 할 명소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460억 달러(약 54조4410억원)에서 2025년엔 2800억 달러(331조3800억원)로 6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등장했을 때처럼 메타버스는 차세대 소통 플랫폼으로서 충분한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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