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인사이드] 韓피자헛 회생 늦어지는 사연...가성비 피자에 밀리고 210억 부담 위험까지
인수 대상자 못 찾아 회생 절차 지연
차액 가맹금 최종 패소 땐 최소 210억 물어야
가성비 피자 많아져 피자헛 ‘비싸다’ 인식도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피자헛이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들과 진행 중인 차액 가맹금 소송에서 최종 패소할 경우 점주에게 최소 210억원을 물어줘야 한다는 점이 인수 대상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성비 피자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브랜드가 된 한국피자헛 실적이 좋지 않은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 한국피자헛, 회생 절차 지연... “인수 대상자 못 찾아”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피자헛 회생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회생법원 회생합의 12부(최두호 부장판사)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6번 연기했다. 회생계획안은 기업이 어떻게 채무를 변제하고 경영을 정상화할 지 구체적인 계획을 담는 문서로 기업 회생의 첫 단추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인수합병 대상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작년 말부터 계속 회생절차가 연기되고 있다”라고 했다.
한국피자헛은 작년 11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당시 한국피자헛은 당장 경영에 필요한 자금이 마른 상황은 아니었다.
문제는 가맹점주가 제기한 차액 가맹금 소송 1·2심에서 모두 패소하면서 점주들에게 210억원을 배상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차액 가맹금은 가맹본부가 본사에서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물품에 붙이는 마진이다.
일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자신들과 상의 없이 원·부자재에 마진을 지나치게 많이 붙였다며 적정 마진을 초과하는 액수는 돌려 달라고 2020년 소송을 냈다. 한국피자헛은 1·2심 패소 후 상고해 현재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 중이다.
◇ 210억 부담 가능성에, 韓피자헛 실적 부진도 발목

법조계에서는 한국피자헛이 인수 대상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먼저 기업 회생의 원인이 된 차액 가맹금 소송 관련 지급액이 인수 대상자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피자헛 최근 실적도 좋지 않다. 한국에 피자헛이 상륙한 건 1985년이다. 당시 피자헛 모회사인 미국 외식기업 염 브랜드가 이태원에 1호 매장을 냈다. 피자헛이 한국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2004년에는 매출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다 2010년 후반부터 실적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후발주자였던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추격에 나선 것이다. 2017년에는 염 브랜드가 보유한 한국피자헛 지분 100%를 오차드원에 매각했다. 한국피자헛 작년 매출은 831억원까지 줄었다. 2022년부터는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피자 인기 자체가 식은 것으로 보긴 어렵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900억 원에서 2021년 1430억 원, 2022년 1590억원, 2023년 1685억원으로 확대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피자헛이 주로 판매하는 2만~3만원짜리 피자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대형마트와 식품사가 내놓는 냉동 피자는 한 판에 1만원도 안 되는 제품이 많다. 또 피자나라치킨공주, 피자스쿨, 노모어피자 등 라지 사이즈 피자 한 판에 1만~2만원인 가성비 브랜드도 많아졌다.
이런 트렌드 변화는 한국피자헛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피자 프랜차이즈로 꼽혔던 도미노피자와 미스터피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근 감소세인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는 리치빔의 작년 매출은 960억원, 영업이익은 212억원이다. 감사 보고서가 공개된 2015년 매출 456억원, 영업이익 39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하더니 영업이익 기준으로 도미노피자(작년 기준 133억원)를 넘었다.
끝내 한국피자헛에 자금을 투자해 회생계획안을 마련할 인수자가 등장하지 않으면 법원은 회생 절차 폐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후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면, 한국피자헛 자산을 정리해 채무자들에게 분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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