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부동산]김포, 서울 편입에 5호선까지…설움 씻을까

나원식 2023. 11. 2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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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집값, 올해 내내 하락세…개발 이슈에도 영향 미미
한강신도시 이후 인구 급증에도…열악한 교통 인프라 발목
"5호선 연장 등으로 주거 여건 개선해야…베드타운 한계도"

서울 편입 그리고 5호선 연장.

김포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특히 국민의힘이 내놓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이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교통 인프라 개선이 먼저라며 5호선을 김포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으로 맞불을 놨고요. 그야말로 총선 정국의 중심에 선 듯한 모양새입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지역 개발 이슈가 떠오르면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곤 합니다.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릴 테고요.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올해 내내 하락세에 머물렀던 김포시의 집값 흐름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김포시 부동산 시장은 왜 이런 대형 개발 호재에도 요지부동인 걸까요. 또 앞으로는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요.

/그래픽=비즈워치.

메가시티·5호선 연장 이슈에도 집값은 '하락'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13일 기준) 김포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4%를 기록하며 전주 보합에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국민의힘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낸 게 지난달 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후에도 김포 부동산 시장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셈입니다.

김포시 아파트값은 올해 내내 하락세에 머물렀는데요. 9월 말 잠깐 반등하는가 싶더니 이내 하락세로 다시 내려앉았습니다. 인근 파주시나 고양시의 경우 8월 들어 상승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이를 유지한 것과는 다소 다른 흐름입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 흐름을 고려하면 올해 김포시의 집값은 떨어지기만 하다가 끝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김포시는 경기도 내에서도 활황기에는 집값이 뒤늦게 오르고 침체기에는 먼저 떨어지는 특징을 보입니다. 실제 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지난 2021년 6월을 기준(100)으로 보면 김포시는 경기도 전체 지수에 비해 활황기에는 상승 폭이 작았고, 침체기에는 하락 폭이 컸습니다.

서울 경기 김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김포시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하는 '메가시티 서울'로의 편입 외에도 5·9호선 연장 방안이나 GTX-D 라인 신설 등의 개발 이슈가 지속해 왔는데요. 하지만 그간 김포시에서 나타났던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인구 50만 넘는 대도시…고질적 교통 문제 지속

김포시는 현재 외국인을 포함해 인구 50만 명을 넘어선 대도시입니다. 인구가 늘어난 계기는 한강신도시 개발이었는데요. 지난 2003년 참여정부가 발표한 2기 신도시 중 한 곳으로 정해진 뒤 개발을 시작했고 2010년대 초부터 입주가 이어지며 인구가 늘었습니다.

김포는 위로는 북한과 맞닿아 있고 서쪽으로는 바다를 끼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서울과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이런 특징으로 김포 내에서도 지역별로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요. 실제 서쪽 외곽에 위치한 월곶, 하성, 대곶면의 경우 면적은 크지만 인구는 각각 1만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김포시의 부동산 시장은 주로 한강신도시의 동쪽 지역들을 위주로 이야기합니다. 김포골드라인이 지나는 양촌~김포공항 인근에 자리 잡은 지역들입니다. 이 지역들의 경우 10년이 넘지 않은 신축 아파트 비중이 높은 데다가 도시 정비도 잘 돼 있어 주거 환경이 좋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김포시 인구수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문제는 바로 교통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처음 한강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교통 대책으로 수도권 지하철 5호선이나 9호선 연장안이 거론됐는데요.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2019년 경전철(김포골드라인)이 개통했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김포시 시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습니다. 앞서 김포시는 지난 7일 장기본동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 간담회를 열었는데요. 이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금 김포에 당장 필요한 건 서울 편입보다는 교통 인프라 개선이라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서울 편입은 그다음 문제라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는 여론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앞서 리얼미터가 경기도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메가시티 서울론에 대해 김포시 응답자의 61.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후 김포시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시민의 68%가 서울 편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만을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김포시 내에서도 서울 편입에 무작정 찬성하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교통 개선 먼저…베드타운 한계 과제도"

전문가들은 김포시의 도시 규모에 비해 교통 여건이 워낙 열악하다는 점에서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김포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많은 위성도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도로나 지하철 등 교통이 아주 불편하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불만이 크다"며 "다른 신도시에 비해서도 교통이 열악한 만큼 김포시만 소외받고 있다는 목소리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5·9호선 연장이나 GTX 개발 등으로 주거 여건을 되도록 신속하게 개선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김포 한강신도시의 경우 신축이 많고 지역 자체도 정비가 잘 된 편"이라며 "하지만 교통에 대한 불편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먼저 개발된 한강신도시의 교통 여건이 열악하다 보니 그나마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고촌읍이나 풍무동이 먼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처럼 교통 인프라 개선은 김포시의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는데요. 그렇다면 정치권의 공약대로 지하철이나 GTX가 놓이게 된다면 향후 부동산 시장도 힘을 받을 수 있을까요.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만 또 다른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김포의 경우 경기 북부의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일자리가 부족해 서울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산업단지나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자족 기능을 높여야 장기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윤 위원은 "김포는 쾌적한 신도시의 이미지가 있기는 하지만 일자리가 충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베드타운 이미지를 벗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교통이 좋아진다면 거주의 편의성이 좋아지는 데 따른 집값 상승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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