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뷰]'수억대' 집값하락-고금리 '파고' 주택시장..'내 집 마련' 어디로

박승희 기자 2022. 9. 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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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급등에 자금줄 막혀..고점 인식 더해져 거래 줄고 집값도 '뚝'
규제지역 풀었지만 반전 '글쎄'.."자금 갖추고 급매 노려라"

[편집자주] 기자(記者)는 말 그대로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기자란 업의 본질은 ‘대신 질문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뉴스1뷰’는 이슈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이 더 이상 남지 않도록 심층취재한 기사입니다. 기록을 넘어 진실을 볼 수 있는 시각(view)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2022.9.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부동산 빙하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여파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고점 인식까지 확산되며 거래량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지난해와 달리 시장이 얼어붙으며 전국에선 억대 하락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규제지역을 대폭 완화하며 시장 활력 확보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당분간 잇단 금리인상과 위축된 매수심리로 당분간 하향 그래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기를 맞아 내 집 마련을 기다리는 수요자들에게는 자금 여력을 갖추고 기다리다가 '급매물'을 택할 것을 권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기준금리 2.50%까지 인상…자금줄 막힌 수요자들 이탈하자 거래 줄고 집값 하락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3월부터 기준금리를 2.50%까지 올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해 8월26일 0.25%포인트(p) 인상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 7월, 8월 0.25%p씩 6회, 빅스텝(0.50%p 인상) 1회까지 2.00%p 올리며 기준 금리가 2.50%까지 인상됐다.

자금을 옥죄던 대출 규제에 금리 부담까지 더해지며 수요자들은 시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주택 거래량도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42건으로 지난 2월(820건)에 이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월간 거래량이 4000~5000건 안팎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반의반 토막도 안 된다.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집값 하락 폭도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2주(12일 기준) 기준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16%로 2012년 12월10일(-0.17%) 조사 이후 약 9년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0.16%로 내림세가 19주째 이어졌다.

결국 집값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권에서도 억대 하락 사례가 계속됐다.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대치동 은마도 전용 76㎡가 20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고점 대비 5억원 이 하락했다. '잠실 3대장' 잠실엘스 전용 84㎡도 지난달 말 1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2년 전 가격인 2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21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규제지역 완화했지만 금리 부담에 반전 '글쎄'…"자금 여력 갖추고 급매물 노려라"

분위기가 180도 바뀌며 경착륙 우려마저 나오자, 정부는 규제지역을 풀어 시장 숨통 틔우기에 나섰다. 세종을 제외한 지방 전 지역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모두 풀리고, 세종과 인천 연수·남동·서구 등 일부 지역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은 시장 불안 우려로 규제지역이 유지됐다.

이에 다수 지역이 세금·대출·분양·정비사업 등 주택 시장 전반을 제약했던 규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전매제한 및 재당첨 제한과 같은 청약 규제가 풀리고, 대출을 어렵게 했던 LTV·DTI 비율도 완화된다. 단기보유 양도세 중과나 다주택자 거래·소득·보유세도 완화된다. 정비사업 지위양도 제한도 풀려 매물 유통도 이전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수요가 급증하고 집값이 뛰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매수자로서는 규제 지역 해제로 인한 매입 의지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방에 해제가 집중된 데다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서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치 않고 주택을 구매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내일 새벽 미국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금리 인상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 8%를 뚫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이에 규제를 풀어도 수요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빙하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급매'를 노리라고 조언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하락 분위기의 턴어라운드(회생) 시점이 언제일지 맞히긴 쉽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무주택자의 집 장만 목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정기에 좋은 매물이 급매로 출현하거나, 양질의 물건인데 일시적으로 미계약·미분양이 나는 경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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