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히고, 분양가 껑충..서울 아파트 '묻지마 청약' 줄어드나
강북구 미아3구역을 재개발하는 1045가구 대단지였지만 청약 신청자가 예상보다 적었다.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은 전용 84㎡와 111㎡ 당첨자 최저 가점은 56~58점대였다. 지난해까지 60점대 초중반에 형성된 당첨 커트라인이 크게 낮아졌다.
이런 결과는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새해부터 모집 공고를 받는 단지들은 잔금대출 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받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도 커져 청약 수요자들의 진입 문턱이 높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지난해 말 3.3㎡당 3294만원으로 1년 전보다 16.5% 올랐다.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4월(3.3㎡당 2100만원)과 비교하면 56.8% 뛴 수준이다. 5년 전 6억~7억원대였던 전용면적 84㎡(공급면적 112~115㎡) 아파트 분양가격이 최근 10억~11억원대로 오른 셈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잔금 대출 2억원 초과시 DSR 규제가 적용돼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현금여윳돈이 없다면 어렵게 청약에 당첨돼도 계약이 더 어려워졌다.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계약금이 20%로 설정됐다. 84㎡타입 분양가 9억7700만원을 고려하면 계약금만 1억9540만원 필요하다.
이번 결과만으로 시내 신축 아파트 청약 열기가 가라앉았다고 평가하기 이르단 분석도 나온다. 북서울자이폴라리스가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지역인 강북구에서 분양된 탓에 향후 가격 하락기를 대비한 옥석가리기에 나선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청약을 미뤘다는 이유에서다.
박지민 월용청약경제연구소 대표는 "올해 분양 예정인 동대문구 이문뉴타운, 성북구 장위뉴타운 등은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인데 이곳에서 전용 84㎡ 기준 8억원대로 공급되면 5만명 이상은 신청할 것"이라며 "평균 경쟁률은 100대 1이 넘고, 당첨 커트라인도 60점 중후반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소형 면적인 전용 59㎡ 기준으로 분양가 9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현금 여윳돈을 갖춘 실수요자들이 일반분양을 손꼽아 기다리는 대표 단지로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된다. 이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인 2만2032가구로 조성되며,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가 예정돼 있다.
향후 서울 시내 청약 시장도 양극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격 상승기에 분양권 전매도 허용된 국면에선 입도선매식으로 묻지마 청약이 많았지만 앞으론 이런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고, 서울 시내에서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역세권 부지로 몰리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여유자금이 적은 수요층은 시내 재건축 단지보다 분양가가 낮은 수도권 공공택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흐름에 따라 시내 공급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도 청약 수요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6458가구가 공급됐고, 이 가운데 2931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었다. 올해 공급 예정 물량은 5만8782가구에 일반분양은 2만3710가구로 파악된다.
다만 이 중에는 수년째 분양 일정이 지체된 둔촌주공을 비롯해 주요 재건축 단지가 대거 포함돼 있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향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면 분양 일정을 늦추는 곳이 늘어나면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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