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전세금마저 떼였다"..돈 못받는 세입자 가파르게 늘어난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씨를 포함해 사고액이 100억원이 넘는 임대사업자는 총 7명으로 이들은 제도와 법의 허점을 이용해 빌라 분양업자·중개업자와 짜고 전세보증금을 올렸다.
이들에 속아 전세계약을 체결한 세입자의 보증금을 밑천 삼아 다세대주택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악성 임대인 상당수는 현재 잠적한 상태다.
사고 건수가 많은 악성 임대인 상위 31명 중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주고 변제액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회수율이 0%대인 사례는 15건으로 집계됐다. HUG는 보증금 상환 의지가 없는 임대인의 보유 주택을 경매에 부치고, 이들 주택에서 나오는 수익을 변제에 충당하고 있지만, 회수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고 금액도 지난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를 보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사고 금액(건수)은 지난달 554억원(259건)으로, 금액과 건수 모두 월간 기준 역대 최고·최다치를 기록했다.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상품은 2013년 9월 처음 출시됐다. 현재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취급하고 있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이들 기관이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하고, 향후 지주인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상품의 사고액(HUG 자료 참고)은 2016년 34억원에서 2017년 74억원, 2018년 792억원, 2019년 3442억원, 지난해 4682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1~7월 사고액도 3066억원에 달한다. 연간 사고액 최고치를 찍은 작년 1~7월 발생 금액(2957억원)보다 109억원 많은 수치다.
사고액이 증가는 HUG가 공적 재원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대위변제액(2016년 26억원→2018년 583억원→2020년 4415억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올해 누적액은 2611억원이다.
국토부는 작년 7·10대책을 통해 등록 임대사업자가 소유한 임대주택의 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다만, 신규 등록 임대사업자만 작년 8월 18일부터 적용되면서 세입자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 기존 임대사업자의 적용 시점은 이달 18일부터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 전면 의무화 시행을 목전에 앞두고 정부가 보증 가입 요건을 완화했다.
국토부는 17일부터 '공시가격 및 기준시가 적용 비율'을 개정·시행한다. 모든 등록임대 주택에 대해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을 의무화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이달 18일 시행되는 것을 앞두고 보증 가입 요건을 완화한 것이 골자다.
HUG 등은 임대사업자의 부채비율 요건이 맞지 않으면 보증 가입을 거부하고 있어 그동안 사업자가 의지가 있어도 가입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개정안을 보면, 보증 가입 심사 시 주택가격으로 활용하는 공시가격의 적용 비율을 높였다. 현재 공동주택은 15억원 미만 주택은 130%, 15억원 이상은 120%의 비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9억원 미만은 150%, 9억∼15억원은 140%, 15억원 이상은 130%로 상향한다.
단독주택은 9억원 미만 170%, 9억∼15억원 160%, 15억원 이상 150%로 돼 있으나 이를 각각 190%, 180%, 160%로 높인다.
또 집값 기준 역시 기존 감정평가액과 공시가격 외에 KB나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 시세, 1년 이내 해당 주택의 매매가격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두희 국토부 민간임대정책과장은 "고시 개정을 통해 임대사업자들이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을 좀 더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증 가입 의무 전면시행에 따라 임대사업자들의 보증 가입을 적극 독려해 임차인의 주거 안정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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