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하니 영끌 말라고?..노형욱에게 드리운 김현미 그림자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잇따라 집값 하락 경고에 나서며 주택 매수에 신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11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진행자가 집값이 2∼3년 뒤 하락할 것이라며 영끌하지 말라고 발언한 것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묻자 노 장관은 "경제라는 게 유동성이 풀리면 언젠가는 회수되어야 한다. 그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정책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텐데, 현재 고평가되어 있는 집값이 지속된다면 나중에 조정 국면을 맞이하는 것은 시기의 문제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것으로 주택 구입을 위해 대출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가동했다는 의미다.
노 장관은 이어 "현재 단기 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강력한 세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집을 산다면 당장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2∼3년 후에 매도하려고 했을 때 그때의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까지 나서서 집값 하락을 경고해도 시장에 먹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노 장관은 "국민들이 정부 정책에 깊은 신뢰를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장관의 집값 하락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 장관은 지난 5일 출입기자단 첫 간담회에서 현재 풍부한 유동성 공급으로 집값이 치솟고 있지만 2~3년 뒤에는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주택 추격 매수에는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 장관의 이같은 집값 하락 발언은 1년 전 김현미 전 장관의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김 전 장관은 작년 8월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세제가 강화된 뒤 법인과 다주택자 등이 가진 주택 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이를 30대 젊은층이 '영끌'로 받았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당시 안타깝다고 한 말의 취지를 묻자 "앞으로 3기 신도시 공급계획 등 좋은 기회가 많이 있을 거라 생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그러면서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이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8월이 지나야 통계에 반영된다"며 집값 하락을 전망했다.
노 장관은 이날 부동산 정책 실패가 무엇 때문인 것 같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부동산 정책의 결과는 복합적인 요인인 것 같다. 코로나 19를 겪는 과정에서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유동성이 시중에 많이 풀렸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주택 시장에 상당히 어려운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의 주택 공급 물량을 쭉 살펴보니까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 공급 총량이 적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미스매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국민의 원하는 주택의 수요가 입지나 품질 면에서 외곽보다는 도심에 많았고 도심 중에서도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주택 수요가 있었다. 또 기존에 살고 있던 주택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수요 등 이런 것들이 섬세하게 고려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또 "주택의 수요와 공급 대책이 조화롭게 가야 하는데, 바둑으로 따지면 수순이 맞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며 "거기가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과연 정부가 발표한 공급 대책이 실제로 집행될 수 있을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정부가 바뀌면 공급 대책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계속 집값이 오른 것이란 기대 심리와 불안감 때문에 기획 투자나 추격 매수가 많아진 것도 있는 등 전반적으로 정상적인 상황보다는 상당히 과열된 상황이라고 보여진다"고 했다. 진행자가 이날 각종 집값 상승 지표를 내보이며 '미친 집값'이라고 표현하자 노 장관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에 비해서는 집값이 고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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