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공시가 발표 후 '움찔'..다주택자 이번엔 집 팔까

권화순 기자 2021. 3. 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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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올해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19% 올라 1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과 경기도는 각각 약 20%와 24%를,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 과열이 가장 심각했던 세종은 70% 이상 폭등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19.08% 상승했다고 15일 밝혔다. 상승 폭은 지난해(5.98%)보다 13.1%포인트(p) 올랐다. 지난 2007년 22.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지역 아파트(공동주태) 단지 모습. 2021.3.15/뉴스1

서울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오는 6월1일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과 기준일을 앞두고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19% 급등함에 따라 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 매물이 6월 이전에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엔 공시가격 발표 이후 2주만에 하락반전한 뒤 약 9주간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증여가 이뤄져 시장에 추가로 나올 다주택자 매물이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락반전까지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월 이후 상승폭 좁힌 서울 아파트값..2·4 대책보다 19% 급등한 공시가격이 최대 변수될듯
한국부동산원은 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23%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전주 0.24%에 비해 상승폭이 소폭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도 0.28%에서 0.27%로, 서울은 0.07%에서 0.06%로 역시 상승폭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아파트값은 2월1일 0.10%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6주간 상승폭이 완만하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2·4 공급대책으로 인한 물량확대 기대감과 중장기 시장안정 전망,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고, 가격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부동산원의 아파트 수급동향 지수를 보면 2월 둘째주 111.9에서 이번주 105.6으로 낮아졌다. 아직은 매도자보다는 매수자가 많지만(100 이상) 국지적으론 매물이 쌓이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강남 11개구는 이번주 0.07% 올랐다. 강남3구 가운데 서초구와 강남구는 이번주 0.09%, 0.08%로 지난주 0.10%, 0.09% 대비 각각 상승폭이 둔화됐다. 송파구는 전주와 동일한 0.08%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압구정, 개포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올랐다. 양천구는 0.11% 상승했는데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목동이 많이 올랐다. 강북 14개구는 0.06% 상승했다. 노원구와 도봉구, 마포구가 가각 0.10%, 0.07%, 0.07%로 올라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인천은 지난주 0.39%에서 이번주 0.36% 올랐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0.38%에서 0.37% 상승했는데 의왕시가 0.90% 급등했다. 정비사업 영향으로 고천동이 많이 상승했다. 안산시는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 역 신설 이슈로 상록을 중심으로 0.85% 올랐다. 시흥시는 정왕동 신축 대단지 중심으로 0.81% 상승했다.

2020년 공시가격 발표후 9주간 아파트값 하락, 올해는?..."이미 증여로 돌린 매물 많아 영향 제한적일 것"
전국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 풀 꺾인 가운데 지난15일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향후 집값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19% 올랐는데 이는 14년 만에 최대폭이다. 지난해 5.99% 대비로도 3배 이상이 상승해 6월1일 주택 소유자 기준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이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6월 이후 부터는 양도세, 종부세 세율을 대폭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3월18일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3월 마지막주(30일)부터 5월 마지막주(25일)까지 약 9주간 하락세가 이어졌다. 높아진 공시가격을 확인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은 여파였다. 다만 6월1일 주택 소유자가 결정된 이후부터는 다시 상승반전해 공시가격 효과가 오래가진 않았다.

올해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훨씬 많이 올랐지만 상승폭 축소에 이어 하락반전까지 갈 수 있을지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이 10% 포인트 인상에 따라 이달말부터 4월말 급매성격의 절세매물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다만 매매나 증여를 통해 정리한 다주택자들이 많아 매물이 나오더라도 시장이 경색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의 양도세부담이 3주택자 기준으로 지금은 최고세율이 71.5%인데 6월 이후 82.5%로 오른다. 지금도 70% 수준을 넘어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6월1일이란 시점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는 "단독 명의 다주택자에게는 공시가격 상승이 분명히 영향이 있지만 이미 지난해 증여로 많이 돌린 상황"이라며 "매물이 나오더라도 서울 강남권 보다는 단기 급등한 부산, 대전, 대구, 청주 등의 아파트를 내놓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국 서울 강남권의 '똘똘한 한채' 현상은 유지된 채 그 밖의 지역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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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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