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른 서울 전셋집..내년, 내후년 더 지독한 '전세난' 온다

유엄식 기자 2020. 11. 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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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2법으로 촉발된 전세난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특히 거주 수요가 많은 서울은 내년 이후 입주예정 물량이 적정 수요의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면서 다른 지역보다 전세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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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소 앞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최근 전세난으로 매매와 보증부월세(반전세) 매물 위주로 나와 있다. /사지제공=뉴스1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2법으로 촉발된 전세난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특히 거주 수요가 많은 서울은 내년 이후 입주예정 물량이 적정 수요의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면서 다른 지역보다 전세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이후 적정 수준 절반 이하로 급감
7일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앱 아실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1만8887가구로 올해 물량(3만9821가구)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한다.

이어 2022년은 1만2893가구, 2023년은 5772가구로 입주물량이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실이 인구 변화를 토대로 분석한 서울의 연간 적정 입주물량은 4만8445가구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은 적정 수준의 40%, 내후년은 26% 수준까지 공급량이 축소된다는 의미다.

전병옥 아실 공동대표는 "서울은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로 신규 공급이 감소하는 추세고 신규 택지개발도 쉽지 않아 단기간 공급을 대규모로 늘리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입주 물량과 적정 수요의 갭이 벌어질수록 전세 물량은 더 부족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임대차2법 여파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잠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신규 공급까지 축소되면 전세난이 더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 심각한데…정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서민들이 전세시장에서 불안정성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임대차3법 도입과 민간매입 임대제도 폐지 등 급격한 시장구조 변화로 과도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기에 전세시장의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LH, SH 등 공공기관이 추진 중인 공실 주택 전세전환 및 상가 오피스 주거용 전환을 단기공급 대책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확보 가능한 물량에 한계가 있고, 대부분 주거 비선호 지역이어서 체감효과는 떨어진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 재건축 갈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민간공급 활성화 조언에도…정부 여전히 '공공개발' 방점
결국 공급물량 확보를 위해 민간 정비사업 재개가 해법인데, 정부는 이 분야에서도 공공기관이 시행사로 참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정부는 8.4 공급대책에서 LH와 SH가 참여하는 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을 통해 5년간 서울에 7만 가구 이상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공공재건축은 실제 참여를 희망한 조합이 적어 5만 가구 공급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역발상'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실수요자 보호와 집값 안정이란 목표로 추진한 대출 규제, 세금 강화. 등 규제 일변도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점을 인정하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세난 완화를 위해선 각종 규제로 묶여있는 민간 임대물량 확보, 매매수요 전환을 위한 실수요자 대출기준 완화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런 조언들이 당장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은 낮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대차3법 안착'과 '질좋은 임대주택'을 전세난 해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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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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