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전세님, 부르는 게 값"..사전청약 수요로 하남 2억 '껑충'
하남, 남양주 '전세제로' 속출
하남 풍산동 30평대 신축 9억원 임박
"입주까지 무주택 유지하려면 임차시장 최소 4년 불안정"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이춘희 기자] "이미 '귀한 전세님'입니다. 이제는 부르는게 값입니다."(하남시 A공인중개사사무소(이하 공인) 대표)
6만가구에 달하는 정부의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 일정 발표 후 하남 등 3기 신도시 예정지 일대 전세 시장은 말 그대로 아우성이었다. 매물을 찾는 수요는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중개할 물건이 없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이 아예 없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하남시 A공인 대표는 "서울 전세 난민까지 밀려와 찾는 사람은 많은데 임대차3법에 사전청약 대기수요로 매물이 꽉 막혔다"며 "30평대 신축 전세가는 9억원에 육박할 정도"라고 전했다.
하남ㆍ남양주 '전세제로' 속출9일 아시아경제가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경기도 일대 개업소를 둘러본 결과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특히 강남 접근성이 우수해 예비 청약자의 선호도가 높은 하남의 전세난은 최악이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과 가까운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1222가구)의 경우 전세매물이 단 2개에 불과했다. 875가구로 덕풍동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하남자이조차 매물이 125㎡(이하 전용면적) 단 한개였다. 전세 제로 단지도 있었다. 686가구 규모인 풍산아이파크1단지는 현재 거래 가능한 전세 매물이 없다.
풍산동 B공인 관계자는 "교산지구 사전청약 시기가 이번에 확정됐지만 발 빠른 예비 청약자들은 이미 이 지역으로 넘어온 상황이어서 당장 나와 있는 물건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 9~12월 왕숙1ㆍ2지구의 사전청약이 진행되는 남양주도 상황이 비슷했다. 대단지조차 대부분 전세 매물이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실제 다산신도시에서는 자연앤이편한세상(1615가구), 반도유보라메이플타운(1261가구), 다산자연앤롯데캐슬(1186가구), 부영그린타운(1086가구) 등 1000가구가 넘는 단지의 매물을 확인해 본결과 단지별로 2~6개의 전세 매물만 나와 있다. 아실에 따르면 남양주 전세 매물은 지난 5월 1000여개에서 현재 600여개로 급감했다. 이지역 C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사전청약 이야기 나오고부터 구하기 어려워졌고 이제 금액과 시기가 맞는 반전세조차 찾기 어렵다"면서"고 전했다.
부천 대장지구가 인근 D 공인 관계자 역시 "3기 신도시가 확정난 이후부터 이미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면서 "사전청약 기간이 발표되고 연락이 오고 있지만 소개할 매물이 없어서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부르는 게 값'…분양 앞당긴게 오히려 화?
전세 품귀는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하남시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셋째주부터 현재까지 60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7월 둘째주의 상승률은 전국 평균 0.14%의 6배가 넘는 0.93%에 달하기도 했다. 실거래가 기준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 91㎡의 전셋값은 5월 5억4500만원에서 지난달 7억원으로 올랐다. 선동 미사강변센트리버 84㎡는 4월 4억7000만원에서 지난달 6억6500만원으로 뛰었ㄷ. 남양주 전셋값도 지난 3월 넷째주부터 24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8월 셋째주 상승률이 0.58%를 기록하는 등 최근들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이러한 상황이 빚어지는 배경에는 현재 청약제도의 특성이 있다. 경기권 신도시는 해당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사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 내 투기과열지구 또는 66만㎡는 일반공급 시 해당 기초지자체에 2년 이상 거주한 자에게 물량의 30%를 우선 공급한다. 나머지 70%는 기타 경기 거주자에게 20%, 기타 수도권 거주자에게 50%를 배정한다. 기초지자체가 아닌 광역지자체 기준으로 50%를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수도권에 50%를 배정하는 서울ㆍ인천 지역과 달리 신청자 수와 배정 가구 수를 감안했을 때 해당지역 거주자는 압도적으로 당첨 가능성이 상승한다. 실제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경우 해당지역(과천시) 경쟁률과 기타경기, 기타수도권의 경쟁률 간 격차가 약 20배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사전청약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사전청약 본청약 기간이 2년 정도로 짧은 만큼 사전청약 직전에 이사를 해서 사전청약 받기엔 애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과 전문가의 예상은 다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청약을 받기 위한 대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수도권 중저가 주택 중심으로 매매시장은 안정효과가 있겠지만 전세 시장은 다소 불안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사전청약 이후 입주 시까지 무주택을 유지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4년간은 임차시장에 머물러야 한다"며 "내년 입주량도 주는 만큼 임대차 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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