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릉골프장 '로또분양'에 이익공유제 추진
실제 거주기간 짧을수록
시세차익 적어지는 구조
용산·태릉 등 알짜 입지 유력
수억 로또에 경쟁률 치솟아
수도권 청약 과열 차단 효과
6일 LH에 따르면 LH 산하 연구조직에서 최근 공공분양과 관련해 이익공유제 도입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익공유제란 공공분양을 받은 사람이 전매제한 기간(보통 5~10년) 이후 해당 주택을 처분할 때 시세 차익의 일정 비율을 LH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만일 분양가보다 낮게 처분하면 그 손실 부담도 나누는 구조다.
현재도 공공분양 일종인 신혼희망타운(혼인 7년 이내 부부가 기본 신청 자격)에서 10~50% 이익을 주택도시기금과 나누는 형태로 시범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분양했던 수서 신혼희망타운은 이익 공유 조건이 붙었다. 나중에 팔 때 시세 차익이 3억원이라고 가정 시, 10년 이내 처분에 자녀가 없으면서 주택 가격의 70%를 대출받았다면 시세 차익 중 절반(1억5000만원)을 주택도시기금에 납부해야 한다. 주택도시기금이 제공하는 '수익 공유형 주택담보대출'을 의무적으로 받게 해 시세 차익을 일부 환수하는 셈이다. 대출금이 적거나 자녀가 많을수록, 그리고 대출을 많이 갚을수록 이익을 공유하는 비율은 줄어든다. 적게는 이익의 10%만 공공과 공유해도 된다.
하지만 LH의 구상은 이 같은 대출 의무화를 통해 우회적으로 이익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 아예 법과 규칙을 통해 이익 공유를 명시하는 것이다.
LH 고위 관계자는 "보유 기간과 실거주 기간이 길수록 이익 공유를 적게 하되 해당 기간이 짧으면 그에 해당되는 만큼 70~80% 이익을 공공과 공유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혼희망타운은 10~50%만 이익을 공유하는데 LH의 이익공유제는 단기 보유·거주자에 대해 최대 80%까지도 이익 공유가 가능한 안이 유력하다.
이는 8·4 공급 대책 당시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새롭게 발표했던 지분 적립형 분양과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다만 LH의 이익공유제는 처음 분양받을 때 온전히 분양가를 다 받는다는 점에서, 4년마다 한 번씩 분양가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지분 적립형보다 복잡하지는 않다.
서울 시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2024년 약 1만가구가 분양될 예정인 태릉골프장과 노른자땅 용산 캠프킴 용지다. 용산 정비창 땅은 LH가 시행사에서 빠져 이익공유제 도입이 불확실하다. 수도권에선 3기 신도시도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공공과 이익을 공유하는 이익공유제를 도입해 시세 차익 중 일부를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이유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도한 시세 차익을 방지하려는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려면 전매제한 15년 이상 등 조건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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