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억제 규제에 풍부한 유동성까지..참여정부 '데칼코마니'?

전형민 기자 2020. 7. 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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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7·10 부동산 보완 대책'을 내며 투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주택 보유자 부담을 강화하는 세제 정책부터 청약제도 개선까지, 시장에선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10년 전과 유사하다고 진단한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약조정대상지역 확대를 담은 2017년 6·19 대책부터 지난 10일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까지 문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22차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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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반응도 비슷 "수요억제 단기처방, 공급 늘려야"
규제발표→시장 눈치보기→집값상승→추가 대책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문재인 정부는 '7·10 부동산 보완 대책'을 내며 투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주택 보유자 부담을 강화하는 세제 정책부터 청약제도 개선까지, 시장에선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10년 전과 유사하다고 진단한다. 규제정책과 시장의 반응, 외부 환경 조건까지 데칼코마니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약조정대상지역 확대를 담은 2017년 6·19 대책부터 지난 10일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까지 문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22차례에 이른다.

이번 보완 대책의 핵심은 다주택자와 단타를 노린 투기족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의 강화다. 참여정부도 집권 초반 '부동산과의 전쟁'을 내걸고 보유세와 거래세를 높이는 방식의 규제를 내놓았다.

당시 정부는 3주택 이상에 양도소득세 중과, 6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게는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했다. 공급분야에서도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고 이를 민간택지까지 확대하면서 수요 억제에 정책의 무게를 뒀다.

지난 6·17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대출 규제도 참여정부에서 처음 등장했다. 2003년 당시 주택담보대출(LTV) 비율을 40%로 낮췄고, LTV를 받은 사람의 소득과 원리금을 연계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시행했다.

정책뿐만 아니라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두 정부 모두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을 틀어막지 못하면서 '규제발표→시장 눈치보기→집값상승→추가 대책'의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실제 참여정부 집권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56.6%나 뛰었다. 현 정부도 출범 3년이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 중위값은 출범 당시보다 52%나 상승했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 News1 이재명 기자

익명을 요구한 A 전문가는 "전반적인 상황은 참여정부 때보다 오히려 더 심각하다"며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 답습에 대해 "뿌리 깊은 '강남 콤플렉스'가 정책과 시장을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공급 물량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재건축·재개발 호재가 강남 부동산을 들썩이게 할 것을 걱정해 외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요억제는 단기간에는 효과가 있더라도 장기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며 "이번 대책으로 나온 세금 폭탄도 오래가지 못할 규제라는 것을 시장은 다 안다"고 말했다.

B 전문가는 "너무 단기, 규제 처방만 반복하다 보니 시장에 내성이 생겼다"며 "정부에 대한 불신이 저변에 깔렸다는 점과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도 참여정부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다만 "참여정부 때는 규제를 나누어서 냈다면 지금 정부는 한 번에 몰아서 내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대책을 쏟아내면서 강한 메시지를 주겠다는 전략인데,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다 보니 상승세를 꺾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A 전문가는 "처음에는 공급은 필요 없다고 하다가 여론에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양동작전 식으로 공급을 늘리는 것도 비슷하다"며 "이런 식이라면 참여정부의 시즌2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여정부는 정권 4년 차인 2007년부터 장기임대주택공급 물량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공급에 나섰지만, 집값 잡기에는 끝내 실패했다.

maver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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