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까지 막냐" 버티던 다주택자들, 7·10대책엔 패닉

이택현 기자 2020. 7. 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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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세제 개편을 포함한 정부 7·10부동산대책에 다주택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다주택자들은 정부가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강화를 예고했을 때는 일단 버티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앞서 지난 10일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며 다주택자들이 최대 80%에 이르는 양도세 중과에 대한 저항으로 매매 대신 증여를 택하는 것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취득세 인상이 그 방안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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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세제 개편을 포함한 정부 7·10부동산대책에 다주택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다주택자들은 정부가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강화를 예고했을 때는 일단 버티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부가 한층 강화된 세제 개편안을 도입하고 증여 등 버티기 방법까지 차단하기로 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주택자가 부동산을 증여할 때 취득세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0일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며 다주택자들이 최대 80%에 이르는 양도세 중과에 대한 저항으로 매매 대신 증여를 택하는 것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취득세 인상이 그 방안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증여를 손보기로 한 것은 매물이 잠기고 증여가 늘면 정부 7·10대책 구상에 차질이 크기 때문이다. 7·10대책은 보유세를 늘려 매물을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양도세를 중과해 차익을 환수한 후 취득세를 강화해 다주택자의 신규주택 구입을 막는 방향이다. 하지만 앞서 종부세와 양도세 강화 방안을 밝혔던 12·16부동산대책 때도 다주택자들이 증여를 늘리면서 정책효과가 신통치 않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1∼5월 누적 증여 건수는 691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9602건에서 5월 5531건으로 크게 줄었다.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진영(왼쪽) 행안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6·17 부동산 정책 후속 대책 발표를 위해 브리핑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정부가 7·10대책에서 다주택자의 주택 매매와 보유, 신규 취득 등 거래 전반을 강하게 조이고 나서면서, 다주택자들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감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7·10대책 발표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6000명 넘는 서명을 받은 한 게시물에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을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무주택 국민 (또는 비 투기자)’으로부터 나온다”고 바꾸지 않는 한 부동산대책을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주택자에게 규제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가 부당하다는 저항이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6·17부동산대책으로 피해가 예상됐던 무주택자, 1주택자 구제방안들을 속속 발표하면서 다주택자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더 커졌다. 정부 부동산대책에 항의하는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에서는 7·10대책 발표 이후 주말 내내 “다주택자와 분양자 무주택자가 연합해야 한다” “정부가 편 가르기에 나섰다” “무주택자이지만 힘을 보태겠다”는 내용의 다짐들이 이어졌다.

다주택자들은 위기감이 크지만 실제로 7·10대책과 후속 안들이 다주택자들을 얼마나 압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엇갈린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종부세를 이 정도 인상하는 것으로는 자본력 있는 사람들한테 큰 타격을 주긴 어렵고 세금 회피 방법도 여전히 많아 효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오히려 7·10대책에서 단기 매매, 법인 소유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이 효과를 발휘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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