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동산 정책, 고양이에 생선 맡겼다..정부 정책기구 당연직 절반이상 강남 3구 부동산 보유

세종=서윤경 기자 2016. 10. 26. 04: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동심·주거위 명단 분석

부동산 시장이 강남발 투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안정책을 강구해야 할 정부의 공식 기구들이 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투기 과열을 잠재우려면 정부의 적극 개입이 필요하지만 관련 기구의 당연직 위원들 중 절반 이상은 강남 3구에 부동산을 보유해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일보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실 등을 통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가격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각각 운영 중인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부동심)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거위) 위원들의 명단을 입수했다.

부동심은 당연직 6명, 위촉직 6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은 기재부·국토부·행정자치부 차관과 국세청 차장, 한국조세연구원장, 한국감정원장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인 3명은 본인이나 배우자가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건물이나 분양권을 소유하고 있다. 위촉직 6명 중 절반은 친정부 인사다. 현재 위촉직은 경제단체 1명, 학계와 소비자단체 2명, 법조계 1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가 개입한 의혹이 제기되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 논란의 주요 인물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4·13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서초와 강남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학계에서 위촉된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까지 국토부 장관이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 등의 부동심 위원 자격 문제가 제기됐다.

주거위의 경우 당연직 11명 중 6명이 강남 3구에 아파트와 분양권을 소유하고 있었다.

서울시립대 서순탁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위원회 구성원을 보면 시장을 옹호하는 사람들로 편중돼 있어 주거약자를 위한 정책을 세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이 구성원의 문제점이 제기되자 기재부는 새로운 위원회 구성에 나섰다. 해촉 대상 위원은 김 의원과 이 부회장, 서 교수 등 3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부 위원들이 물러나겠다고 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투기과열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뒤늦게 위원회 정비에 나섰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