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CEO '2세 전성시대'

2015. 3. 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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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최종찬·정대식..리스크 관리·영업·수주 두각

건설업체 운명은 국내외 경기는 물론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좌우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라 기업 실적이 왔다 갔다 하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특히 중소 규모 건설사 수명은 아주 짧다. 창업주가 2~3세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근 중견 건설사 2세 경영자(CEO)들이 활동 보폭을 넓히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부분 일찌감치 아버지 회사에 취업해 경영 수업을 받아 회사 내부 사정에 밝고, 2008년 금융위기를 현장에서 겪어 리스크 관리에 철저하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국내외 명문대에서 경영이나 건축을 공부한 것도 두드러진 공통점이다.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51)은 중견건설사 2세 CEO 중 맏형 격이다. 이 사장은 창업주 이광래 회장 장남으로 광주 금호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 출신이다. 카이스트에서 석사를 한 후 LG산전 연구원을 거쳐 1993년 우미건설 기획실장으로 입사했다. 2006년 대표이사에 올라 내년이면 CEO 취임 10년을 맞는다.

이춘석 우미건설 부장은 "사장님은 주말이면 항상 타사 견본주택이나 아파트 용지를 직접 보러 다니신다"며 "공학도 출신이라 그런지 각종 통계 지표를 꼼꼼하게 살피신다"고 전했다. 그만큼 사내에서는 이 사장이 리스크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설명이다.

최종찬 이화공영 사장(47)은 고려대와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02년 이화공영 기획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의 장남인 그는 대표를 맡은 지 1년 남짓 지났지만 현장을 직접 누비며 새로운 분야 실적까지 올리는 현장경영으로 사내에서 직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정태진 이화공영 기획실장은 "사장님 취임 후 바이오·제약 생산설비 분야를 개척하셨다"며 "앉아서 결재만 하지 않고 직접 영업 현장을 뛰며 프로젝트를 수주하시는 등 경영 스타일이 역동적"이라고 말했다.

아들만 셋을 둔 '다둥이 아빠' 정대식 금성백조 부사장(43)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친형 같은 리더십을 발휘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성균관대에서 건축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LG건설에 입사해 경험을 쌓은 뒤 2002년 금성백조에 입사,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새로운 브랜드로 경영 기반을 굳건히 다졌다.

이창종 금성백조 전무는 "정 부사장님은 현장 인력들과의 스킨십을 무엇보다 강조하신다"며 "부사장 취임 후 '예미지' 브랜드를 만들어 금성백조의 대중적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고 전했다. 2013년 매일경제신문과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살기 좋은 아파트 시상식에서 '대전 도안신도시 13단지 예미지 아파트'는 대통령상에 해당하는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 요진건설 최은상 사장, IS동서 권민석 사장 등이 현역으로 왕성하게 경영 일선을 뛰는 창업주 부친의 뒤를 받치며 경영자로 경력을 착실히 쌓아 가면서 건설업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문지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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