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안정 추가대책 나온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할 뜻을 시사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새누리당과 국토부가 개최한 당정협의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높고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전세시장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도 "얼어붙었던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전월세 대책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마련할 대책에는 국민주택기금이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에 출자할 수 있도록 해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이 임대주택 리츠를 설립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용지를 매입, 임대주택을 건설해 공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당정은 국민주택기금의 운용 용도 확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 중점처리법안으로 선정했다.
민간이 참여하는 임대주택리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완화·세제혜택 강화도 추진한다. 현재 임대주택리츠가 주식의 공모·분산 의무를 배제 받으려면 자산의 전부를 임대주택에 투자해야 하지만 부동산투자회사법을 개정해 자산의 50% 이상만 임대주택에 투자해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의무임대기간을 5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지난해 4월1일 이전에 취득한 주택에 대해서도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재산세 감면 혜택을 2가구 이상 임대하는 경우에서 1가구 이상 임대하는 경우로 확대하고 준공공임대주택은 재산세 감면 혜택 대상을 40㎡ 이하에서 60㎡ 이하로 확대하는 등 민간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국토부는 준공공임대주택의 임대소득세를 30% 감면해주고 상속·증여세 감면 혜택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통한 월세자금대출 확대는 정부의 고려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월세자금대출은 담보가 없는 완전한 신용대출"이라며 "전세는 집이라는 담보가 있기 때문에 기금을 투입할 수 있었지만 월세는 불가능한 만큼 월세자금대출은 은행 등 민간에서 담당해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1종합부동산대책에 포함됐던 분양가상한제 완화는 사실상 후순위로 밀렸다. 이와 관련한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데는 당정 간 이견이 없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법과 맞바꿀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분양가상한제를 처리하려면 야당에서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자고 한다"며 "(야당안은)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연유진·박홍용기자 economicu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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