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건설사, 세종시 땅값 인하 공방 '맴맴'

LH "택지비 못내려..연체료는 50% 탕감"

건설사 "수익성 못맞춰..재검토 해달라"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 아파트 용지의 대금을 내지 않는 건설사들에 사업을 포기할지, 계속할지 물었으나 업체들은 재검토만 요청하는 등 공방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20일 LH에 따르면 세종시 민간택지를 분양받은 10개사에 연체료 50%를 깎아주고 잔금 납부도 10개월 미뤄주는 내용의 타협안 수용 여부를 이날까지 통보해달라고 한 데 대해 4곳이 "LH의 입장을 재검토해달라"는 엇비슷한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

응답한 곳은 삼성물산과 포스코·두산·롯데건설 4곳뿐이고 현대·대우·대림·금호·효성·극동건설 6곳은 이날 오후 근무 시간이 끝날 때까지 답변서조차 보내지 않았다.

앞서 이들 10개사는 땅값 인하 및 연체료 100% 탕감, 설계 변경 허용, 부대공사의 LH 직접 시행, 계약 해제 요구 허용 등을 요구하는 건의안을 LH에 냈다.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을 오락가락하는 사이 분양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만큼 정부와 LH가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종시 88만㎡의 부지에 2012년까지 1만2천가구를 공급하기로 했지만, 11월 말 현재 연체료 856억원 등 5천530억원을 미납한 채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LH는 수정안이 나온 지난해 9월부터 국회에서 부결된 올해 6월까지 10개월간의 연체이자 421억원을 탕감하고, 잔금 납부 기한은 10개월 늘려주기로 했다.

또 설계 변경 요청도 세종시의 기본 콘셉트를 유지하는 선에서 일부 허용하고, 토지계약 해지를 요청할 때는 계약금을 LH에 귀속하는 조건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반면 건설사의 최대 요구 사항인 땅값 인하는 '불가'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LH는 이 조건을 10개사에 일괄 통보하고 이날까지 수용 여부를 밝히라고 했고, 일부 업체가 이를 재고해달라고 다시 요청한 것이다.

LH 관계자는 "더 양보할 것이 없지만, 이들 업체나 답변조차 없는 업체들에 대한 (계약 해지, 재협의 등의 후속) 조치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조건을 수용할 움직임이 있는 업체 몇 곳과 계속 협의하되, 여의치 않으면 2013년 이주하는 공무원의 입주 시점에 맞출 수 있게 임대주택을 건설 중인 공무원연금공단 등 공공기관을 통해 분양 물량을 짓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건설청 관계자는 "일단 내년 상반기까지만 착공하면 돼 2013년 말 입주자의 `주택 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업계가 계속 사업을 회피할 경우를 대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key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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